1등에 꽂힌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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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요즘 ‘1등’에 다시 꽂혔다.
예전에는
‘단체 생활을 하다 보니
경쟁심이 생겼구나.’
그렇게 이해했다.
내가 먼저 하면 까무라치듯
속상해하는 순간들도 있었고,
반대로
누가 더 빨리 하나 해볼까?
누가 정리왕이지?
라는 말로 아이를 유도할 수 있어
편리한 때도 있었다.
오늘 등원 준비를 하며 손을 씻다가
바다가 내게 물었다.
1등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나는 되물었다.
중요한 것 같아?
바다는 말했다.
선생님이 중요한 게 아니래요.
어른들은
그렇게 말해주기도 하나 보다.
1등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과정이 중요하다고.
나는 그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말에는 늘
어딘가 생략된 느낌이 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기왕이면 1등 하면 좋지.
바다는 왜 1등 하고 싶어?
정답을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묻고 싶다.
“왜 하고 싶니?”
아이에게 중요한 건
1등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자기가 왜 그것을 원하는지를
스스로 느껴보는 경험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종종 이런 모순을 산다.
속으로는 아이가 잘하길 바라면서
등수가 떨어지면 걱정하고, 밀어붙이면서
입으로는
1등이 중요한 게 아니야.
라고 말한다.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기왕 할거면 1등 하고, 100점 맞자.
네가 원한다면 더 가보자.
그리고 그 마음은 숨길 필요가 없다.’
라고…
결국 이건
1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바다를 욕망을 다룰 줄 아는 인간으로 키우고 싶은
나의 이야기다.
바다가
세상을 살며 마음껏 욕망하길 바란다.
잘하고 싶어도 되고,
앞서가고 싶어도 된다.
그 마음을 숨기지 않길
겸손한 척, 아닌 척,
괜히 대나무 숲에 가서 외치지 않길 바란다.
욕망은 다루는 것이지,
지워야 할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바다야,
엄마는 욕망하는 네가 멋있어!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