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놀러 올래?

집에 놀러온 꼬마 친구들

일주일 전

바다 친구들이 집에 놀러왔다.

디데이날까지 망설이기도

당일날은 멘붕에 빠지기도 했으며,

그래서 앞으로의 초대는 미지수지만,

여러모로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한 아이는

우리집에 오자마자 울었고,

결국 자기 집으로 갔다.



나중에 듣기로는 바다 아빠가 있어서 부끄러웠다고 한다.

반에서 가장 야무진 친구라

무난하고 보스기질이 있는

휴머니스트라 생각했는데,

아이의 ‘부끄럽다’는 표현,

자기와 타인의 시선의 관계를

인식하는 고차 정서의 언어를 듣고

‘세상에, 로맨m자구나’ 싶었다.



두 번째로 놀라웠던 건

원에서 바다와 오랜 시간

갈등을 빚어왔고,

여전히 바다의 애증의 대상인

친구였다.



선생님들의 ‘서로 비슷해서

많이 부딪힌다’는 말에

둘이 비슷한 성향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내가 그날 본 아이는

오히려 반대 성향에 가까웠다.

뭐든 함냐함냐 잘먹고

갈등도 금방 잊어버리는 긍정적이고 단순한

휴머니스트의 모습이었고,

그래서

바다가 더 불편하고 힘들어했겠구나 싶었다.



마지막으로

바다의 영혼의 단짝이자

원에서 바다와 함께

‘에겐남’을 맡고 있는 아이는

바다와는 또 결이 다름을 느꼈다.



섬세한 감정을 밖으로 흘리지 않고

자기 안에 접어두는 것을

벌써 배운 이 친구는,

그래서 어른들에게는

순하고 착한 아이이지만

사실은 세상에 적응을

빨리 해버린 아이랄까…

장난감이나 공정함, 억울함이 아니라

관계 유지를 선택하는 아이를 보면서

조금은 짠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아이들이 돌아간 뒤

나는 한동안 그날을 곱씹었다.

내가 아이들을 어떻게 보고 있었는지를…



아이들은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고,

사람의 마음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넓고 복잡했다.

그래서 양육은

정답을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

계속해서 생각을 수정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