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불편함과 통증이 말하는 것...
갈수록 심해지는
회음부와 허리의 통증,
얼굴로 드러나는 염증을 보며
이 변화가 단순히
뱃속 아이와 호르몬 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 내가 차마 말하지 못하는
마음은 무엇일까?
어떤 메시지가
이런 아픔의 형태로 드러나는 걸까?
그러다
지난 2년간 검사한 프로파일들과
나의 솔직한 믿음, 기준, 감정이
모두 녹아 있는 데이터를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
그리고 알게 됐고, 수긍하게 됐다.
출산이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지금,
나는 성큼 다가온 변화 앞에서
많이 두려워하고 있다.
‘곧 열어야 하는 몸’과
‘아직 닫아두고 싶은 마음’ 사이의
간극은 회음부로,
모든 상황을 내가 책임지고
버텨야 한다는 기준은 허리로,
마음의 아픔을 가진 지금
어디에도 내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은
얼굴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출산과 육아는 녹록치 않았다.
나는 늘 기대했고, 실망했고,
그래서 아팠다.
그리고 그 아픔조차도
인정받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현실 인식을 제대로 못했던 나는
내가 받을 수 없는 걸
계속 기대했다.
코로나에 걸린 몸으로
새벽 수유를 하던 어느 날,
코로나로도 부족하다면
내가 죽기라도 해야
정말 아프다고 생각해줄까?
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한동안은 둘째를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둘째를 품게 된 것은
그 사이 내 마음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누군가에게
기대하고 실망하는 삶이 아니라,
내 삶은 내가 주체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
그래서 둘째를 갖기 전
스스로에게 던졌던 결정적인 질문은
이것이었다.
‘내가 싱글맘이라도
둘째를 낳고 싶은가?’
그것이 나의 실제 상황은 아니지만,
주체적으로 선택지를 갖고
묵묵히 책임지는 삶과
외부에 기대하다
결국은 서로 책임전가 하는 삶은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심사숙고 끝에
두 번째 아이를 만나는 길을
가고 있다.
그런데 디데이가 가까워질수록
이 선택이
나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실은 부담스럽고 걱정이 많이 된다고
그걸 애써 부정하지 말아달라고
나의 몸이 통증으로 말하는 것 같다.
무소의 뿔처럼 가고 싶다고 하지만,
너는 무소의 뿔이 아니잖아—
이제,
미루던 상담을 받을 때가 온 것 같다.
#육아일기
#임신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