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었던 하루

그래도 다시...

오늘 하루, 나는 유난히 지쳤다.
몸도 마음도 가볍지 않았다.
생리를 시작했고, 필라테스를 갔다가 다쳤고,
처리해야 할 문제들과 해결되지 않은 생각들로 가득했고,
그 모든 피로와 혼란으로
하루 종일 무거웠다.


그리고 하루의 끝, 바다와 함께 하는 저녁 루틴이
언제나처럼 찾아왔다.
나는 내가 정해놓은 시간표를 따라
‘좋은 잠’을 위한 최선을 다했다.
건강하게, 평온하게, 기분 좋게 자게 하기 위한 루틴들.
그게 사랑이라고 믿었다.
바다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아는 늘 내 계획대로 흐르지 않는다.
아이의 마음에는 엄마의 의도를 넘어서는 자기만의 리듬이 있고,
그 리듬은 때로 내 한계를 건드린다.
특히 하루를 끝내고 싶은 내 간절함,
‘육퇴’라는 회복의 시간에 대한 기대를 무너뜨릴 때면
나는 무너지는 나를 마주한다.

오늘도 그랬다.

“엄마, 이리 와주세요…”
“엄마, 이야기 한개만 더 해주세요…”

아이의 요구 앞에서
나는 조바심이 나고, 급기야 목소리가 커진다.


'왜 이렇게 쉽게 분노가 올라올까'
‘나는 왜 이렇게 쉽게 무너질까’

‘아이 마음을 읽어준다는 말은 다 헛된 걸까’

잔뜩 찡그린 얼굴로 안방에 가서 잠시 숨을 골랐다.

그리고 나는 다시 바다에게 갔다.
금새 눈꺼풀이 내려앉은 아이에게

사과를 하고, 마음을 나누고,
내가 다시 돌아왔다는 걸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알게 됐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루틴의 완성보다
엄마가 다시 돌아온다는 믿음이라는 걸.

육아란, 감정을 조절하는 일이 아니라
감정이 흔들렸을 때 다시 연결하는 연습이라는 걸.


오늘도 나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바다의 마음을 궁금해했고,
나의 한계를 인정했고,
결국 다시 다가갔다.

그걸로 충분하다.
오늘은 정말 그걸로 충분하다.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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