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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CH Jul 08. 2020

어흥!

내 가방에게 인사를 건네는 꼬마

출근길에 한 꼬마가 엄마 손을 잡고 가는 게 보였다. 마침 건널목에서 같이 서게 되었는데, 꼬마가 내 가방을 보며 "어흥!"하고 외쳤다. 자그마한 손을 움켜 쥐고 나름 무서운 표정이라고 코를 찡그리며 "어흥!" 했다. 아마 내 가방에 그려진 알록달록 호랑이를 보고 그런 것 같았다. 가방에게 인사를 건네었는데 무시할 수는 없지. 가방을 살짝 흔들흔들하며 "어흥!" 하고 답해주었다. 꼬마의 엄마는 살짝 꼬마의 손을 당기며 그러지 말라는 무언의 제스처를 하셨지만 꼬마는 신이 난 눈이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 신이 난 눈이 생글거리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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