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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CH Apr 02. 2023

애프터 썬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떠오르는 말은 "물끄러미"였다. 자신이 어렸을 때 아빠와의 여행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소피, 어린 소피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캘럼, 캘럼의 슬픈 등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나-까지 어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우리는 서로를 계속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내 경험 위로 영화의 낯익은 것들이 흘러가며 그의 우울증을 함께 했다. 햇빛이 적은 스코틀랜드를 갈 수 없는 것도 팔이 부러지고 어깨가 다친 걸 기억 못 하는 것도 그래서 그렇게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것처럼, 언제나 지금이 마지막인 것처럼 안녕- 사랑해- 잘가를 속으로만 되뇌는 것도. 그래서 캘럼이 울 때 조금 같이 울었고 캘럼이 울지 못할 때 조금 더 크게 울었다. 정말 많은 노력을 하지만 종종 어쩌면 주기적으로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 찾아오는데 그럴 때마다 이제는 이불 뒤집어쓴 츠레 대신에 캘럼의 등이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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