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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 My Life Mar 10. 2022

#A3. 워킹맘이 힘든 이유

출산 전/후 열정 변화?

나는 쓰리잡을 뛰고 있다.

가사노동인, 육아인 그리고 직장인.


"바로 워킹맘이다"


나는 워킹맘이 힘들기 때문에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느끼면서 살고 있다. 그게 나 자신에게 위로해줄 수 있는 말이기도 한 것 같다. 워킹맘은 여러 가지로 힘든 이유가 사방에서 발생하지만 그걸 해쳐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워킹맘을 둔 남자들은 당연히 내 아내에게 감사해야 한다.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혼자 어깨에 짐을 지고 가지 않도록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출산하고도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결국 두 가지다.

내가 일을 너무 사랑하거나 생계유지를 위해서.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세부적인 이유는 다를 수 있겠지만 결국은 그 두 가지 이유에서 움직이는 것 같다.


나는 두 가지 다 존재한다. 일도 사랑하고 생계유지도 필요해서이다. 

일을 그냥 사랑하는 정도가 아니라 야망이 있다. 보통 남자들이 야망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우리 집은 다르다.

그리고 남편 외벌이로 살아가는데 문제는 없지만, 기왕이면 풍족한 생활을 원하는 데에다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등 남편 눈치 보면서 쓰고 싶지 않기 위해서 일하는 거다.


그런데 육아를 하면서 일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일을 사랑한다면 말이다.

출산 전과 후의 나의 열정은 똑같겠지만 이전만큼 발휘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워라벨 유지가 좋다지만 많은 직장인이 야망을 펼치기 위한 자기 계발, 열정을 보이기 위한 초과근무, 사회성을 보이기 위한 근무 후의 시간 등 워킹맘에게는 그저 TV에서 먹방을 보며 대리 만족하는 거나 다름없는 거다.


결국 다른 방법으로 열정을 발휘하고 업무에 대한 태도가 똑같다는 걸 어필해야 하는데, 대한민국 사회에서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보이는 열정은 열정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듯하다.




출산 1주일 전까지 일하다 출산 후 6개월 만에 복직했다.

거래처와 연간 미팅이 끝나고 내년 인력배치에 대한 논의를 하던 중 본부장님이 배려 아닌 배려의 가면을 쓴 어이없는 발언을 했다.


"ㅇㅇ님은 애 때문에 늦게까지 못 있으니까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나?"


아니 나는 복직하고 애 때문에 일을 못하고, 애 때문에 일직 가야 된다고 미팅에 불참하고, 애 때문이라는 어떠한 핑계를 대본적이 한 번도 없는데... 과연 이걸 배려라고 할 수 있는 건가 싶었다.

처음 느껴본 이 차별에서 나는 너무 당황했다. 내가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나에게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구나... 단지 출산을 했다는 이유로 말이다.


내가 업무를 대하는 태도와 열정은 출산 전이나 후나 똑같다고 생각했다. 다만 스스로 만족하지 않을 뿐 색안경 끼고 바라보는 사람들의 편견을 깨주기 위해 특히나 결과물에 집중했지만, 역시 워킹맘에게 돌아오는 건 육아 때문에 시간 할애를 많이 못하는 직원이 돼버린 거다.


즉, 결과가 중요한 건 기본이고 남들과 다른 과정을 가졌다는 것만으로 동등하게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편견을 앉고 가는 게 워킹맘의 비해다.





예전부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영화를 좋아했다. 

패션계의 최고 런웨이 편집장 미란다는 재혼한 남편과 또 한 번 이혼을 하게 된다. 그녀는 가정보다 일이 더 중요했던 거다. 남편을 두 번이나 잃고 얻은 결과물이 '대체 불가 최고 런웨이 편집장'이라는 타이틀인 거다.

영화의 주인공 앤디 삭스는 마지막에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며 패션계를 떠나버린다.


막상 내가 출산을 하고 보니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영화를 떠올리며 워킹맘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가정도 버릴 준비가 되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나는 그럴 마음이 없다. 일을 좋아하고 야망이 있다고 가정을 버릴 준비까지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다만,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워킹맘에 대한 편견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워킹맘이 아니었을 때보다 몇 배를 열심히 하고 잘해야 동급으로 인정해주는 건가 생각이 들기도 하다.




이 세상에 워킹맘들이어! 우리는 그 어느 누구보다 멀티 태스킹을 하고 있고, 그 어느 누구보다 일을 잘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잃지 말고 자신감을 갖자! 내 아이한테 멋진 엄마가 되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사방에서 어떤 시선과 편견으로 바라봐도 굴하지 말자! 워킹맘이 그 어느 누구보다 대단한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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