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무조건 하나씩 Project #18
암흑의 놀이터는 일을 미루는 사람들이 다 잘 아는 곳이죠. 여가 활동이 벌어지는 곳인데 어떤 때는 여가활동을 하면 안 될 때도 합니다. 암흑의 놀이터에서의 재미는 사실 재미있지는 않아요. 놀 자격이 없으니까요. 그곳의 공기는 죄책감, 공포, 불안, 자기혐오로 가득한데 모두 일 미루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죠.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미루는 습관
고등학교 시절 수학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독서실에서 수학 문제집을 풀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앉습니다. 풀어나가다 분명 풀기 어려운 문제를 마주하게 되죠. 그때마다 저는 엎드렸습니다. 엎드리면 잠이 옵니다. 잠깐 자고 일어나면, 강연자가 위에서 말한 감정들이 나를 덮쳐옵니다. 극복하기 위해서 다음 문제로 넘어갔습니다. 못 푸는 문제는 항상 못 풀었고 풀 수 있는 문제를 반복해서 풀면서 시간을 낭비했죠. 공부는 시간이 부족해서 못하는 게 아니라는 걸 이때 깨닫습니다. 미루는 습관은 이보다 훨씬 더 이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정확히 기억나는 건 '구몬'입니다. 하루에 3장만 하면 되는 악마의 문제집. 사실 그 안의 수학 문제보다 하루에 3장만 하는 게 더 어렵다는 건 여러분도 아실 겁니다.
미루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의 뇌구조
Tim Urban은 미루는 습관에 대해 세 캐릭터를 통해 설명합니다. ‘합리적 의사결정자’, ‘순간적 만족감 원숭이’, ‘패닉 괴물’ 우리 모두 머릿속에 장기간의 계획을 세우고 마감에 맞춰 합리적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는 의지를 지닌 ‘합리적 의사결정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루는 사람에게는 ‘순간적 만족감 원숭이’가 함께 삽니다. ‘순간적 만족감 원숭이’는 즉각적인 즐거움을 찾고 ‘합리적 의사결정자’를 방해하죠.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마감이 코앞으로 다가옵니다. 그때 ‘패닉 괴물’이 나타나 ‘순간적 만족감 원숭이’를 쫓아내죠. 그제야 ‘합리적 의사결정자’가 일을 진행합니다.
순간적 만족감 원숭이의 암흑기
삶에서 ‘순간적 만족감 원숭이’가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회사에 다니던 시기였죠. ‘패닉 괴물’의 역할을 회사가 대신해 주었습니다. 회사라는 무시무시한 존재가 ‘순간적 만족감 원숭이’를 꽁꽁 묶어두었습니다. 매일매일 마감을 정해주었습니다. 다 하기 전에는 집에 안 보내 주거나 영영 집에서 살 수 있게 보내주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순간적 만족감 원숭이’는 나무에 숨어 나올 생각을 못 하고 있었습니다.
순간적 만족감 원숭이의 반격
궁지로 몰리던 ‘순간적 만족감 원숭이’가 뒤를 돌아보니 출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이제 만족감을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주인을 조종합니다. 그렇게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스스로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내 일을 하면 더 자발적으로 능률적으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생각은, 살면서 한 3가지 커다란 착각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강연자가 말한 것처럼 생각만큼 하지 않았고 생각처럼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미루는 습관을 없애는 습관 만들기
미루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 매일매일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미루는 습관에 ‘습관’이라는 단어가 붙어있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습관은 언제나처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삶의 변두리에 등장해 안쪽으로 손을 뻗칩니다. 열흘 정도가 지나고,
생계와 관련한 일을 하는 시간 때문에,
일과 관련 없지만 재미있는 친구들과의 만남 때문에,
그리고 특히나 넷플릭스 때문에
매일매일 올리기로 한 글을 준비하는 시간이 부족해졌습니다.
게시물이 밀리고, 따라잡기 위해 여러 개를 몰아서 올리게 되는 일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바보야 문제는 마감(Deadline)이 아니야!
Tim Urban은 모두가 미루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단지 미루는 일과 미루지 않는 일의 차이는 마감기한(Deadline)에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미토콘드리아 스튜디오가 매우 효율적으로 일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텀블벅에 <크리스마스의 선물> 프로젝트를 업로드했을 때였습니다. 텀블벅은 마감기한을 정해 스튜디오에 통보했고, 사람들이 돈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패닉 괴물’이 나타났습니다. 물론 사이사이 밀리기도 했지만 결과물은 마감기한 안에 배송까지 완료되었습니다.
문제는 프로젝트가 종료된 뒤 일상적인 업무들을 처리하거나 다음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단계에 들어서자 일이 밀리고 또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업무에 마감기한이 정말 중요하고 긴급하다고 느낄 수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단순히 해야 할 일에 마감 날짜를 지정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미토콘드리아 스튜디오도 모든 행동마다 나름의 마감기한을 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마감시간을 지켜야 할 물러서지 못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마감기한에 의미를 부여하고 명분을 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답이 없습니다.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중이죠.
그런데.. 그 방법이 있기는 한 걸까?
많은 프리랜서, 그리고 작은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모두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일 것입니다.
미루는 습관,
뭔가 진행되지 않는 것 같은 답답함,
마감 직전에 육신을 갈아 넣는 일이 반복되는 것.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마감기한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토콘드리아 스튜디오도 다양한 방식으로
‘순간적 만족감 원숭이’의 힘을 빼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해보고자 합니다.
효과적인 방법들이 발견되면 또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에게 효과적인 방법들이 있다면 함께 나누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