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무조건 하나씩 Project #19
모임을 기획하거나 운영해보신 분,
또는 워크숍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을 겪어보신 분이라면 다들 한 번쯤 고민에 빠질 겁니다.
재미있게 하고 싶은데,
무리한 걸 시키면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하고.
워크숍 내용과 연결이 되면서
의미도 있었으면 좋겠다.
어디 그런 아이스브레이킹 없을까?
오늘은 공공디자인과 의사결정 교육을 진행하면서 크게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아이스브레이킹을 몇 개 전달하고자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아이스브레이킹은
현실세계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한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처음 만난 팀원들과 함께
인지의 차이, 메시지의 왜곡, 표현과 해석의 부조화와 관련한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활동 방법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아이스브레이킹 활동을 통해 차이와 한계를 인정하고
앞으로의 의사결정 과정을 함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신문기사에서 키워드 뽑기
진행 방법
1. A4용지 한 페이지 정도의 신문기사를 하나 고릅니다.
2. 참가자와 관련이 있는 내용이면 더욱 좋습니다.
3. 참가자 인원만큼 신문기사를 인쇄해 나누어 줍니다.
4. 신문기사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단어 10가지를 고릅니다.
5. 두 명씩 짝을 지어 서로 고른 단어들을 비교해봅니다.
6. 같은 단어와 다른 단어를 찾습니다.
7. 서로 왜 그 단어들을 골랐는지 이야기를 나눕니다.
8. 진행자는 모두가 같은 단어가 몇 개나 나왔는지 확인해봅니다.
활동의 의미
본 과정은 사람들이 같은 기사를 읽더라도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진행합니다. 특히나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대해서는 비교적 의견이 잘 일치되지만, 조금 덜 중요한 사항에 대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과정에서 더 큰 의견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기사 예시
인구 구조와 경기의 흐름을 보면 피해 갈 수 없다
″돈가스 가게의 비극을 아시나요?”
일본 고베 국제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나카무라 도모히코 씨가 한 외식 사업의 간부급 지인에게 받았다는 질문이다. ‘돈가스 가게의 비극’이란 개점 시간 전부터 가게 앞에 손님들이 진을 치던 가게들이 최근 수년간 연달아 폐업하고 있는 걸 말한다. 좀 더 자세히는 외식 기업이 수지 타산을 맞추려면 1000~1500엔(약 1만~1만 5000원)은 받아야 할 돈가스 정식을 600~800엔(6000원~8000원)에 파는 그런 가게들이 최근 수년 동안 망해 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워낙 잘 되는 가게라 자식이 대를 잇거나 남이라도 인수만 잘하면 될 것 같지만, 그런 경우가 별로 없다고 한다. 대부분 노인 부부가 운영하던 비극의 돈가스 가게들은 그래서 문을 닫고 있다.
이 가게들이 최근에 문을 닫는 이유를 설명하려면 그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던 조건을 살펴봐야 한다. 나카무라 교수에 따르면 이 가게의 생존 조건은 아래와 같다.
- 감가상각이 끝난 낡은 설비.
- 대출을 다 갚은 자기 점포.
- 연금을 받는 부부가 꾸려나가 인건비가 들지 않는다. -나카무라 도모히코
이 가게의 생존 조건은 결국 기업이 신규 투자를 하는 경우 1000~1500엔(1만~1만 5000원)은 받아야 할 메뉴들이 염가에 판매가 가능했던 이유기도 하다. 주인장 부부가 자기 몫으로 가져가는 인건비라고 해봐야 한 명분 밖에 되지 않는다.
업장을 인수하거나 대를 이어보려는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가격이 매력이라 인산인해를 이루던 가게인데, 인수 비용을 내고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면 자연스레 손님의 발길이 끊길 것이다. 인수 비용을 내지 않고 자식이 대를 잇는다고 해도 부모님이 받아오던 연금이 없으니 같은 가격으로 꾸려나가기는 힘들 것이다. 이런 이유로 소위 ‘돈가스 가게’로 대표되는 일본의 가족경영 소형 점포들은 대를 잇지 못하고 폐업의 길을 걷는다.
이 교수의 지론에 따르면 돈가스 가게의 비극은 한 가정의 가업이 끝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나카무라 교수는 ”단카이 세대(전후 베이비붐 세대, 1947~1949년 출생)가 경영을 지속해 온 사업을 다음 세대가 잇지 못하는 건 돈가스집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라며 나이 든 업주가 단골들을 상대로 장사를 계속하며 용돈벌이 정도를 하는 건 개인으로서는 문제가 없지만, 상가 전체를 두고 보면 속수무책으로 노령화의 길을 걷는 것이라고 시사한다. 제조업의 경우 이윤을 무리해서 남길 필요가 없는 고령의 업주가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고객들의 제품 발주를 받아주는 바람에 시장의 공정 가격이 무너진다는 의견도 있다고 한다.
연금으로 삶을 보조해가며, 노후화된 설비를 이용해 긴 노동시간을 최저임금 이하로 일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고령의 사업자는 ‘일하는 보람’을 찾는다. 그러나 그 일하는 보람이 다음 세대의 시장 진입을 막고, 기존 업자들의 시장을 교란한다면, 그리고 10년이 지나 세대 계승에 실패해 사라진다면, 이는 문제가 아닐까? 나카무라 교수는 이런 점에서 돈가스 가게의 비극이 한 업종의 경영 문제만은 아니라고 밝혔다.
아직 한국은 일본과는 달리 외식사업장 수가 증가 추세에 있다. 일본은 1991년을 정점으로 지속해서 감소해 2014년을 기준으로 하면 30년 전의 70% 수준이라고 한다. 버블 시대 이후 외식업 경기의 하락과 단카이 세대의 퇴장 등이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다. 반면 한국은 지난 2012년 63만 9403개에서 2017년 72만 1979로 12% 증가했다(국세청 자료). 그러나 아직 걱정 없다고 놓아 둘 일은 아니다.
한국에도 비슷한 형태의 가게가 있어 눈여겨 봐둘 만한 관측이다. 을지로 있는 감잣국 집, 퇴계로에 있는 보쌈집, 익선동에 있는 한우집이 떠오른다. 모두 노부부가 경영하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저렴한 식당들이다. 이 가게들을 누군가가 인수하면 수지 타산이 맞을까? 혹시 자식이 등판하면 대를 이을 수 있을까?
이미 후대들에게 가업 물려주기를 시작한 홍제동 할머니의 국숫집이 떠오른다. 아주 운이 좋은 날에만 먹을 수 있는 그 집의 국수는 아직 3000원이다. 3000원의 가격으로 연금도 안 받는 자식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노포가 적다는 점에서 그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분명 돈가스 가게의 비극은 한국에도 불어 칠 것이다.
원문 출처 : https://news.yahoo.co.jp/byline/nakamuratomohiko/20180827-00094583/
번역 출처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b85fd7ce4b0162f471d78c4?daw#c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