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후 미우 Feb 21. 2016

텅 빈 나를 채울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온종일 텅 빈 마음 속을 방황했다

무엇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을


피아노를 연주하며 음으로 채우려고 했었고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로 채우려고 했었고

게임을 하며 오락으로 채우려고 했었고

상상과 성욕으로 채우려고 했었다


하지만 어떤 것도 텅 빈 마음을 채워주지 못한다

불이 꺼진 집에서 홀로 산과 하늘과 도시를 바라보고 있으면

이렇게 조용하면서도 소음이 들리는 세상에서 무엇하나 찾을 수가 없다

도대체 우리가 여기서 살아가는 의미와 살아가지 못하는 의미는 어디에 있는 걸까


텅 빈 마음은 언제나 나를 갉아 먹는다

매일 조금씩 하늘을 향해 발을 내딛게 하고

매일 조금씩 보이지 않는 곳에 손을 뻗게 한다

텅 빈 마음은 언제나 시간을 빼앗고 나를 빼앗는다


오늘 나는 24시간 중 몇 시간을 나로 살았을까

몇 시간을 공허에 나를 빼앗긴 채, 눈과 귀와 머리를 잃었을까

오늘 나는 살아가고 있는 걸까, 오늘 나는 죽어가고 있는 걸까

오늘도 나는 방황하며 답을 찾았는가 도망쳤는가 죽음에 갔는가


온종일 텅 빈 마음 속을 방황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작은 감옥에서 바라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