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후 미우 Apr 04. 2017

하얀 도화지 위에 그리는 꿈

 우리에게 꿈이라는 것은 금방 손에 잡힐 듯 보이지만, 막상 손을 뻗으면 손이 닿지 않는 신기루 같은 존재다. 꿈은 언제나 우리의 가슴 속에서 ‘나는 이걸 하고 싶어!’라는 열정을 들끓게 하지만, 현실 속의 우리는 늘 가슴 속의 꿈을 잊은 채 살아가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먹고 사는 일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시기에 꿈을 말하는 사람은 몽상가라는 비판을 받는다. 금수저와 흙수저로 계급이 나누어지는 사회에서 꿈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밖에 없다. 흙수저에게 꿈은 그저 현실성이 없는 일일 뿐이다.


 우리는 이 의견을 마냥 부정할 수가 없다. 아무리 꿈에 대한 열정이 강하고, 계획을 갖고 있더라도 출발선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이미 앞장서서 달리고 있는 사람처럼 우리가 굳건히 달리는 일은 너무 어렵다. 아마 예를 들지 않아도 많은 사람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얼마 전에 언론에 보도된 한 청년 사업가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빈손으로 시작해서 창업을 통해 커다란 성과를 올렸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주식 3천 만 원과 20대까지 모은 용돈이 약 4천 만 원이 있었다고 한다.


 모은 용돈이 4천 만 원, 그리고 3천 만 원의 주식.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 정도로 돈을 불릴 수가 있는 걸까? 아니, 돈을 불리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저 모았을 뿐인데도 어떤 사람은 반평생을 걸쳐서 모아야 할 돈을 가지고 있었다. 출발선이 너무나 다른 것이다.


 또, 삼성 전자의 주주총회에서는 한 초등학생이 용돈을 모아서 삼성 전자 주식 두 개를 샀다며 발언한 일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용돈을 모아서 약 4백 만 원 치의 주식을 살 수 있는 초등학생. 이 일조차 우리는 너무나 비현실적이고 씁쓸한 한숨을 내쉬게 한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사회는 꿈에 도전하는 일이 무척 어려운 일이다. 금수저가 아닌 이상은 ‘생존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가 어렵다. 생존하지 못하는 청년은 생활 그 자체가 힘들어지고, 꿈은 그저 손이 닿지 않는 머나먼 이상향에 불과하다. 그게 오늘의 현실이다.


 이루고 싶은 꿈이 있어 그 꿈에 도전한다고 한다면, 우리는 진심어린 응원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그게 가능해? 허튼 망상만 하지 말고, 현실적인 공부나 해!”라는 말을 듣게 된다. 꿈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게 오늘 우리가 사는 ‘헬조선’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나는 우리가 꿈을 그냥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다. 나 또한 아무것도 없는 처지이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도전을 꾸준히 이어가며 내가 주인공인 삶을 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비록 용기가 없어 망설일 때도 많지만, 한 걸음씩 꿈을 향해 내딛고 있다.


 우리에게 꿈은 언제나 거창해야 하고,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트로피가 화려하게 빛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 편견에 불과하다. 애플의 스티즈 잡스 또한 창고에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애플을 창업했다. 필요한 건 커다란 비전과 확고한 목표 의식이지, 꼭 꿈을 커다랗게 꾸면서 큰 결과를 바랄 필요는 없다.


 우리는 꿈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고도성장을 거친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언제나 ‘돈 잘 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많은 부를 가지는 게 꿈으로 심어주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 개인의 욕심일 뿐, 우리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과 이어지지는 않는다.


 우리의 꿈은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다. 경제적인 부를 커다랗게 얻지 못하더라도 오늘 하루가 웃음으로 가득한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된다. 삶의 질을 더 우선하기 시작한 청년 세대의 꿈은 바로 욕심이 아니라 갈증에 있다고 생각한다.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이라는 책의 저자 김수영은 막말로 아무것도 없이 성공한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녀는 고등학교 시절까지 거의 세상에 절망한 채 살고 있었는데, 우연히 들은 하나의 노래에 매료되어 자신의 인생을 다시 처음부터 살기 시작했다.


 그녀의 책은 작은 일부터 시작하면서 절대 자신을 비하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자신 또한 갖은 편견을 겪으면서 살았고,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은 때에 암 선고를 받으며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았다는 경험을 독자에게 전한다. 그녀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집이 가난해서, 학벌이 좋지 않아서, 뚱뚱해서, 못생겨서 등의 이유로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한편 더 나아가 남의 꿈까지 꺾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에 나보다 잘난 사람들, 더 좋은 여건에 있는 사람들은 수억 명인데 그들과 자신을 계속 비교하면 한평생 핑계만 대고 살 수밖에 없다. 그건 마치 마라톤에서 나보다 앞서 달리는 사람들을 보며 ‘저 사람은 나보다 좋은 운동화를 신었어. ‘저 사람은 나보다 응원해주는 사람이 더 많아’ ‘저 사람은 나보다 먼저 출발했단 말이야’하고 불평하며 달리는 것을 중단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 사이에 내 뒤에 있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나를 앞질러 나갈 것이다.


그런 불평불만과 핑계를 늘어놓는 시간에 어떻게 하면 돈을 벌고, 학위를 따고, 살을 빼 예뻐질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 더욱 현명하다. 꿈을 이루는 데 장벽이 있다면 그 장벽을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지를 고민해야지, 고민거리 자체를 고민한다고 뭐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너무 어렵다고, 부족하다고, 시간이 없다고, 늦어서 불가능하다고 핑계만 대고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도전할 때 꿈은 현실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서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꿈은 저 멀리 있는 달나라 이야기에 불과하다.


우리가 비교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은 바로 과거의 나 자신이다. 내가 숱한 실패와 시행착오를 통해서 과거보다 현명해지고 성숙해졌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가 조금이나마 명확해지고 있다면 나는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이다. (본문 120)


 어떤 사람은 그녀의 이야기가 너무나 흔한 이야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확실히 그렇다. 어느 책을 읽거나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도 항상 똑같은 말만 반복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러한 이야기의 계기가 우리가 꿈을 이루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초석이 되는 게 아닐까?


 저자 김수영이 ‘불평불만과 핑계를 늘어놓는 시간에 어떻게 하면 돈을 벌고, 학위를 따고, 살을 빼 예뻐질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 더욱 현명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창업을 할 수 있는 주식이나 모아놓은 몇 천 만 원의 용돈이 없다. 하물며 대기업 주식을 살 수 있는 용돈을 받아본 적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부터 일일이 비교하며 안 되는 이유를 찾기보다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혹은 작게라도 시작할 수 있는 일을 찾는 중요하다.


 나는 그 일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이었다. 우연히 시작한 블로그이지만, 블로그를 통해서 다양한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면서 미처 보지 못했을 세상을 보았다. 이곳에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이 많았고, 부유하지 않아도 열심히 사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각자 자신이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알고 보면 우리 주변 사람 또한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지는 이유는 온전히 어떤 자세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지에 달려있다.


 지금 꿈이 너무 멀리 있다고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나 또한블로그를 하면서 책 쓰기에 대한 꿈이 있었지만, ‘내가 글을 쓴다고 해서 책이 될 수 있겠어?’라는 마음으로 한동안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 결과는 남는 게 없었다.


 일단 쓰기 위해서 마음을 먹었으면, 죽이 되도 밥이 되도 쓰는 게 중요했다. 오늘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이유도 몇 번이나 다짐을 다시 하면서 ‘해보자, 해보자, 할 수 있다!’라는 걸 스스로 되새겼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건 쉽지만 언제나 실천하는 일은 무척 어려웠다.


 애초에 우리가 뭐든지 마음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그것은 재미가 없다. 과연 그 일을 우리는 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몇 번이나 시도를 망설이다가 도전하기에 꿈을 향한 도전은 즐겁고 가치 있는 일이 된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기에 실패를 하면서도 작은 성취를 이루며 꿈을 이루어나가게 된다. 그것이 가슴을 두근 거리게 하고, 오늘 우리가 살아있음을 절실하게 느끼게 해준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사회의 틀을 벗어나 내 인생을 살기 위한 꿈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하는 일은 조롱을 받을 수 있는 일이다. 그저 평온하게 대학에 들어가서 공부하고, 취업에 도전했다가 안 되면 공무원 시험공부를 하는 일이 자신의 인생에 변명할 수 있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적어도 우리는 놀기만 한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그것이 자기 위안은 될지는 몰라도 우리가 인생을 즐겁게 사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비록 지금 당장 모두에게 자랑할 수 있는 트로피를 얻지 못하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해보자. 꿈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면서 내 앞의 작은 메달을 모으다 보면 언젠가 승리의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두 가지 선행조건이 필요하다.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 그리고 내 마음의 주인이 되는 것.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이나 상황을 고정불변이라 생각하고 여기에 끌려 다니는 하녀처럼 살고 있는가. (본문 195)


 이 글을 쓰는 나와 이 글을 읽는 모두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에 끌려 다니는 하녀가 아니라 온전한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기를 응원한다. 앞으로 일이 쉽지 않겠지만, ‘이것이 꿈을 이루기 위한 시련이라는 건가!? 가슴이 타오르는 걸!’이라며 받아들일 수 있는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분명히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작가의 이전글 오늘 내가 사는 의미를 고민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