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어렵다고, 부족하다고, 시간이 없다고, 늦어서 불가능하다고 핑계만 대고 살아가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도전할 때 꿈은 현실에 한 발 가까기 다가서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꿈은 저 멀리 달나라 이야기에 불과하다. 꿈을 간절히 바라고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 전 우주가 움직여서라도 그 꿈이 실현되는 기적이 만들어진다. 견우와 직녀의 끈질긴 애정이 까치들의 마음을 움직여 깊은 강물 위에 다리가 놓인 것처럼. (109,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
한때 나는 나 자신의 가능성을 부정하고, 내 주변의 모든 것을 탓하며 살았던 적이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다른 사람처럼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아무리 내 나름대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도 인정받지 못하는 일의 반복 속에서 나는 나를 포기해버리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사는 삶의 주변에는 너무나 행복한 웃음을 짓는 사람이 많았고, 아등바등 몸부림치지 않는데도 항상 더 좋은 환경을 누리면서 살았다.
요즘에는 그런 사람을 '금수저'라고 말하지만, 내가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엄친아'라고 불렀다. 엄마 친구 아들은 항상 나보다 더 공부를 잘했고, 항상 더 부유한 집에 살았고, 항상 더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나는 그런 엄친아와 나를 비교하면서 '도대체 나는 뭐지? 생긴 것도 이 모양이고, 공부를 해도 전교 10등 안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성적이 올라도 그것밖아 안 되느냐'이라며 자아혐오에 빠져 있었다.
20대가 되어 블로그를 통해 천천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와중에도 블로그 랭킹과 올해의 블로그 수상 등의 여러 카테고리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는 어릴 적의 그 부정적인 마음이 나를 괴롭혔다. 그때부터 무려 1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내 마음 속에서는 '나는 해도 안 될 거야.'라는 부정이 싹 트는 것을 좀처럼 시원하게 잘라낼 수가 없다. 역시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건가 싶어 허탈해질 떄도 있다.
그러나 나는 과거와 달리 가능성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는다. 지금 내가 너무 어렵다고, 부족하다고, 시간이 없다고, 늦어서 불가능하다고 핑계만 대고 살아가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무엇보다 변명만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마주하는 일은 너무나 비참하다는 것을 드림멘토 김수영 작가의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를 통해 알게 되었다.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는 거짓 내 인생 책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릴 적 내가 꿈었던 꿈은 사실 꿈이 아니었다. 모두가 어떤 직업을 적어서 내는 장래희망 조사란에 뭐라도 써야 하겠다고 생각해서 적었던 프로게이머, 프로그래머 등 의미 없는 꿈이었다. 하지만 점차 나이를 먹으면서 꿈이라는 것이 너무나 추상적이라는 존재임을 알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꿈을 가르쳐주지 않았고, 성적을 통해 대학을 가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좋은 대학에 가게 되면 그때 비로소 좋은 꿈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어른들이 왜 그런 말을 나에게 했는지 이해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그 말이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잃어버리게 했다. 조금만 더 자신의 다양한 가능성을 경험해보고, 호기심이 넘치던 10대 시절에 조금만 더 공부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영어 학원에 다니면서 태권도에 다닌 적이 있던 평범한 대학생이 아니라 '특별한 나만의 이야기를 가진' 대학생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어디까지 상상일 뿐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기회는 지금도 충분히 있다. 20대 초반의 나는 꿈이라는 것이 꼭 거창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김수영 작가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꿈은 우리의 삶의 방향이었고, 그 꿈은 모두가 인정하는 성공이 아니라 개인의 작은 성취만으로도 충분했다. 예를 들면, 오늘 나는 당장 머릿속에 다섯 가지 정도의 꿈이 떠오른다. 그 꿈은 종이책을 출판한 작가, NC 다이노스 시구하기, 김연아와 함께 사진 찍기, 일본 아키하바라에서 "아키하~바라~!" 하고 외치기, 쇼팽 겨울바람 연주하기.
지금 내가 적은 꿈 다섯 가지를 보고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면 그냥 웃어주기를 바란다. 솔직히 글을 적는 나도 혼자 웃으면서 '참, 나도 대단치도 않은 꿈을 가지고 있구나.' 하고 생각해버릴 정도다. 하지만 지금 적은 다섯 가지의 꿈은 그 꿈을 이룬다면 무척 행복하게 웃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꿈이다. 우리에게 꿈이라는 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무조건 거창하고 화려해야만 꿈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꿈이 아니라 단순한 욕심일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몇 권의 전자책을 내면서 기사로 실린 적도 있어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에서 '노지현'을 검색하면 내 인물정보가 뜬다. 그래도 역시 나는 종이책 출판을 통해서 '종이책을 출판한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싶다. 단순히 엉망진창인 글이 아니라 내가 책과 함께 살아온 이야기를 좀 더 많은 사람과 나눌 수 있는 그런 책으로 '종이책을 출판한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면, "예~~~~쓰!"하고 비로소 환호성을 지를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꿈도 마찬가지다. 혼자서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꿈도 있지만, 혼자서 해내기에 어려운 꿈도 있다. 특히 어렵게만 보이는 김연아와 함께 사진 찍기는 과거 삼성 신상 휴대폰을 구매하기 위해서 며칠이고 줄을 서서 기다린 한 20대가 성공한 적이 있다. 당시 네티즌들은 김연아와 함께 사진을 찍은 그 사람을 칭찬하면서 "연느님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니, 그만큼 기다린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고 말할 정도다. 뜻밖에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는 우연을 가장해서 필연적으로 찾아올지도 모른다. '내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조건 내에서 말이다.
분명히 나는 어릴 때 남보다 부족했고, 지금도 남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김수영 작가도 금수저라는 말보다 흙수저라는 말이 통할 정도의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김수영 작가는 책을 통해 "없는 것에 불편하지 않고 조그만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 가진 것을 최대로 활용하고 머리를 써서 부족한 것을 채우려는 사고방식은 가난이 내게 준 훌륭한 선물이다."라고 말한다. 결국은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하는 지의 문제인 것이다.
가능성이라는 것은 믿기 시작하면 일단 1%에서 출발할 수 있다. 처음으로 믿기 시작한 1%의 가능성을 불가능하다면서 0%로 만드는 일도 순전히 자신의 몫이고, 1%의 가능성을 10% 30% 50%까지 끌어올리는 일도 순전히 자신의 몫이다. 세상에 완벽히 100%로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100% 완벽하다고 칭해지는 컴퓨터로 하는 일도 종종 알 수 없는 오류가 발생해 패닉에 빠질 때가 있다. 하물며 인생은 말할 필요도 없다.
<보이지 않는 차이>라는 책을 읽어보면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가 '완벽'을 기대한다면 행운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에 비해 운이 좋은 사람들은 완벽이라는 말을 쓰는 경우가 없다. 그런 사람들은 행운이 들어올 수 잇도록 언제나 문을 활짝 열어놓는다. 균형이 깨지는 순간을 환영한다. 불안이 기회를 만들어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반면 완벽 중독자들은 예상 밖의 가능성이 스며들어 올까봐 문을 꼭꼬 걸어 잠그고 커튼까지 친다. 그러면서도 행운을 기대하는 모순을 보인다.
행운이 찾아와 문을 두드리면, 그들은 신경질적으로 외친다.
"꺼져버려. 난 지금 행운을 기다리고 있단 말이야!"
아주 멋진 말이다. 완벽이라는 것은 추구해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완벽에 얽매이게 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져 버린다. 하물여 확률이 무척 불안정한 꿈을 좇는 일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드림멘토로 불리기도 하고, 작가와 이제는 결혼까지 한 김수영 작가처럼, 가능성이 낮더라도 일단 한번 해보는 것인 무척 중요하다. 내가 살아온 인생은 '이룬 것과 이루지 못한 것'으로 나누어지지만, 그 전에 먼저 '도전한 것과 도전하지 못한 것'으로 나누어진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20대의 나는 아직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소박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 도전한 것은 책으로 만들고 싶을 정도로 한 보따리 가지고 있다. 처음 혼자 일본 여행을 떠났을 때의 막연한 두려움은 지금도 생생하고, 처음 학교 행사를 통해 '알지 못하는 사람과 지내야 했던 홈스테이' 경험은 멋진 추억이자 평소 이루고 싶었던 '해외 홈스테이'이라는 꿈을 이룬 결과가 되었다. 모두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만들어낸 결과였다.
비록 그 결과가 O, X 두 개의 평가가 아니라 △라는 어중간한 평가를 매겨야 할 수도 있지만, 한번 해봤기 때문에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사람이라는 것은 이렇게 경험을 통해 내 가능성을 믿게 되고, 결국은 꿈을 이룰 수 있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비록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실패'라는 경험이 다음 이야기로 나를 이끌어줄 것이다. 내가 가진 꿈이라는 가능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이러한 자세가 필요했다.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 봐>의 작가 김수영은 책에서 <10년 후>의 작가 그레그 레이드는 "꿈을 날짜와 목표가 되고, 목표를 잘게 나누면 계획이 된다.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 꿈이 현실이 된다."라는 말을 인용해 '지금 당장 자신의 꿈을 상상하고, 사람들에게 당당히 말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글로 써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한다. 오늘 내가 브런치북에 응모하기 위해서 글을 쓰면서 '종이책 출간'을 상상하는 것도 이 과정이다.
행동하기 때문에 행동하기 이전과 다른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 나는 이 글을 읽은 NC 다이노스 관계자와 김연아 전 선수와 관계가 있는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오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아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