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후 미우 Nov 21. 2017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있는가

 얼마 전에 대학에서 들은 수업에서 '결혼'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수님이 "지현 상은 결혼할 거에요?"라고 묻는 질문에 나는 "아니요."라고 답했지만, 강의에서 나눈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마음 한구석에서 결혼을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내가 결혼하는 일은, 아니, 그 이전에 누군가와 연인이 되는 일도 쉽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나는 절대 관심 있는 여성에게 다가가 "남자 친구 있나요?"라고 말을 걸 용기가 없을 뿐더러,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나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면서 유일하게 내 편이 될 수 있는 사람은 나라고 말한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내가 나를 믿지 못하면 정말 우리 삶에서 할 수 있는 게 무척 적어진다. 그동안 책을 읽으면서 나는 조금이라도 나를 더 긍정적으로 보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도무지 이 일이 쉽지 않다.


 <쉼표 다이어리>라는 책은 저자가 책에서 하는 질문에 답을 하고 나에게 건네고 싶은 말을 쓸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질문 하나하나에 답하면서 스스로를 이해하고 토닥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데, 막상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아직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것을 깨달았다.


 물론,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는 알 수 없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해야 자신의 삶을 분명하게 살아갈 수 있는 법인데, 나는 그런 가치관이 조금 애매모호하다. 왜냐하면, 내가 하는 일에는 가치가 있지만, '나'에게는 가치가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전에 읽은 어떤 책에서 '삶의 가치는 찾는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라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는 가치를 찾는 게 아니라 가치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마주하기 시작하고 약 10년의 시간을 통해 겨우 나는 이 단계에 이를 수 있었다.


 역시 사람은 자신과 마주하지 않으면, 놓칠 수밖에 없는 소중한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쉼표 다이어리>는 잠시 일상을 멈추고, 나를 마주하며 질문할 수 있는 책이다. 그동안 나 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하거나 나 자신과 질문하라는 이야기는 굉장히 많았다.


 그러나 막상 나 자신에게 어떻게 질문해야 할지 몰라 난감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쉼표 다이어리>를 통해서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고, 책에 적힌 질문을 곱씹으면서 나에게 물어볼 수 있다. 어쩌면 2018년을 맞이하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책일지도 모른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당신을 믿고,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마지막으로 책에서 읽은 한 페이지에 적힌 질문을 남기고 싶다. 오늘 잠시 마음이 어지럽다면, 아래의 질문이 왜 내 마음이 어지러운지 알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비밀 일기 같은 형식으로 <쉼표 다이어리>를 읽으면서 글을 적어본다면, 분명히 좋은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Q. 오늘 기뻤던 일이나 화나는 일, 슬펐던 일이 있어?


#마음을 솔직하게 마주해보세요.


Q. 나를 부정적으로 만드는 것은 뭘까?


Q. 나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것은 뭘까?


작가의 이전글 오늘 나는 여기에 꿈을 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