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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Sep 02. 2015

달라진 아침 소리

어느 사이에 가을이다


8월이 지나고 9월이 되니 무섭게 울던 매미소리가 잦아들었다.
마치 매미들은 가야 할 때가 다가왔음을 직감해 그렇게 말에 울었나 보다.
계절의 시기라는 게 참 신기해서 9월이 되었을 뿐인데 벌써 가을이 온 것 같다.

아침마다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소리가 잦아들고,
이제는 아침마다 조용하면서도 옅은 숨소리 같은 가을의 소리가 들린다.
바람에 나부끼면서 나뭇잎이 떨어지는 소리, 가을을 대표하는 귀뚜라미의 울음 소리...

한창 더운 여름 햇볕 아래에서 혼자 농구공을 가지고 놀았던 그곳에 가보면
주변의 나무가 벌써 초록옷에서 색동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흐르는 땀을 굵은 팔뚝으로 훔쳤던 공원의 산책길은 서서히 낙엽이 쌓여가고 있었다.

가슴에 품은 마음의 짐을 덜어놓지도 못했고
가슴을 적실 마음의 사랑도 찾지 못했고
가슴에 품을 마음의 벗도 찾지 못했다.

그런데 벌써 가을이다.
공기부터 다르다.
거리부터 다르다.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변하지 못했다.
그저 하늘을 우두커니 바라보면서 지난 여름을 떠올린다.
그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에서 나는 어떤 마음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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