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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Jan 09. 2016

우리들의 사소한 착각


지금 내가 사는 곳의 앞의 그 넓은 평야에는

우후죽순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변화였다.


논과 밭이었던  그곳에 대형마트가 들어오고

사무실을 임대한다는 빌딩이 들어오고

호텔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아파트 단지가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경전철과 가깝다는 이유로 역세권이 되었다.

땅값은 이전과 달리 천정부지로 솟았다.


우리는 이런 도시의 변화를 발전이라고 착각한다.

이렇게 새로운 건물이 생겨나면, 우리의 경제가 활력이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

끝까지 우리는 이것이 아주 사소한 착각에서 비롯된 심각한 오류라는 사실을 모른다.


새로운 건물이 세워지고, 아파트가 세워진다.

그런데 그곳에 과연 우리가 소유한 것이 하나라도 있을까.

빚을 내서 임대를 하고, 빚을 내서 아파트를 사거나 전세 혹은 월세로 들어간다.


뭔가 이상하다. 도시가 발전한다고 해서 좋아했는데,

우리의 통장에 기록된 것은 마이너스로 남은 대출, 그리고 갚아야 할 이자다.

도시가 발전하는 증거라고 하는 고층 건물과 땅의 주인만 흘러넘치는 돈을 갖게 되었다.


푸른 자연을 밀어버리고, 그곳에 어울리지 않는 회색 말뚝을 세웠다.

그게 바로 우리가 마주하는 저 잿빛 건물들과  환경오염을 시키는 공사로 지어진 건물들이다.

어울리지 않는다. 과거 우리가 바라보기 좋아했던 파란 하늘과 넓은 들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우리들은 사소한 착각으로,

손에 쥔 많은 것들을 잃었고,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했다.

이렇게 시시각각 나빠지는 우리의 사는 곳은, 그 작은 착각이 불러일으켰다.


그것이 발전이 아니라 소수의 탐욕임을 알았다면,

그것이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소수의 사람을 위한 것임을 알았다면,

우리는 그때로 돌아가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그냥 우리는 이렇게 모르는 척 하고 지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미 푸른 하늘과 푸른 산과 들을 보던 곳에는 잿빛 건물이 들어서서 흉해졌다.

우리의 마음도 벌써 푸른 하늘과 산과 들을 동경하기보다 잿빛 건물을 보며 심각이 황폐해졌다.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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