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예보 : 경량 문명의 탄생_송길영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자세

by 미음스토리

경량 문명의 탄생?


‘경량 문명’은 처음 접해보는 단어였다. 송길영 작가님이 만든 단어인 것 같았다. 검색해 보니 신조어가 맞았다. 추측하기로 ‘가벼운 시대를 지칭하는 거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내 머릿속엔 경량 패딩이 떠올랐다. ㅋ


가볍지만 따뜻함을 갖춘 실용적인 패딩. 그렇기에 손이 자주 가는 패딩. 경량 패딩 같은 그런 새로운 문명이 시작되는 것이라면 경량 문명은 ‘간편함, 실용적, 가벼움, 편리함, 포근함, 친숙함..’과 가까울 것 같다.


“AI 시대가 도래함으로써 빠르게 변화해가는 현시점을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은 어떤 자세를 취하며 살아가야 할까?”


안정적인 게 좋고 편한 게 좋은 우리에게 어떠한 변화를 강요 당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다행인 건 시대가 아무리 빠른 속도로 비행한다고 해도 우리의 뇌는 수렵채집인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근본적인 특성인 본질만 잃지 않으면 어떤 시대가 오더라도 잘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러니 너무 큰 거부감을 느끼지 마시길.


수렵채집인 시절을 상상해 보면 참 느긋했을 것이다.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을 자고 배고프면 사냥을 하고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하는 일상. 걷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 풍경을 보는 게 당연했던 그 시절의 뇌가 현시점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고 보면, 우리는 편리함을 얻은 대신 자연을 거스르며 느끼게 되는 고통을 무차별적으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빠르게 - 더 빠르게 - 더욱더 빠르게를 강요하는 이 시대의 사람들은 어떤 것을 갈망하고 있을까? 아마도 본능적으로 여유로움을 찾으려 하지 않을까? 시대 흐름이 빨라질수록 더 느리기를 갈망할 것이다. 대구 사유원이나 국립 산림 치유원을 찾는 사람들의 수요만 봐도 그렇다. 사람들은 시간을 내고 돈을 들여서 삶의 여유와 휴식을 산다. 아마도 앞으로 이러한 수요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송길영의 <시대 예보: 경량 문명의 탄생>은 이 시대를 잘 살아갈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한다. 지금이 이러한 시대니 앞으로 이런 것을 염두에 두고 살아가길 희망하는 작가님의 간절함이 담겼달까. 개인적으로 봤을 때 이 세상을 열심히 살고 있지 않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제각각 열심히 산다. 그런데 왜 격차가 생기는 걸까?


제자리걸음으로 열심히만 살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의 위치를 돌아봐야 한다. 헤매더라도 방향성을 갖고 나아간다면 삶이 조금은 덜 힘들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고 있는 삶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낮추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은 도움이 될 것이다.


1.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 세상은 끝나간다.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면 되는 시절이 저물고 있다. 대학도 회사도 나의 삶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이제는 직접 나서야 한다. 프리랜서가 각광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시키는 일만 잘 하기 보다 개인의 창의성을 요한다.


- 소품종 대량생산의 중량 문명에서 변화되어 경량 문명은 다품종 소량생산의 창의적 디자인을 무기로 가진다. (p.75)

- 만드는 물건의 개수는 더 적게, 물건을 만드는 속도는 더 빠르게, 물건을 만들기 위한 연결은 더 멀리할 수 있어야 생존이 가능하다. 가볍다면 빨리 날 수 있다. (p.79)

- 필요에 따라 빠르게 뭉치고 흩어질 수 있는, 변화에 즉각적인 반응을 받을 수 있는 힘을 가진다(p.93)

- 외주는 사라지고, 시스템과 협력하는 개개인이 스스로 일한다. (p.111)

- 기존의 네트워크를 갖고 있던 제작사든 이제 막 시작하든 10대에게든 공평하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p.125)



2.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유지되고 아름다움과 아름다움의 경쟁이 시작되었다.


- 자기 돌봄, 마음 챙김, 명상, 요가와 같은 시도는 자신의 행위와 감각을 깊게 관찰함으로써 스스로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p.144)

- 바쁘고 정신없이 살아오다가 개인의 삶을 자각한 그들은 이제서야 온전히 자신을 위한 삶을 마주하고 있다. 스스로의 이름으로 불리는 삶을 새롭게 살아가려는 이들이 자기 자신을 돌보기 시작하며, 이와 관련된 서비스나 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라 해석해 본다. 사회적 유대를 이어주는 산업이 흥행한다. (독서모임, 취미 모임..)(p.147)

- ‘의무의 삶’이 아닌 ‘향유의 삶’을 살게 된다. (p.149)

- 지난 시대는 ‘가속’이 미덕이었다면, AI의 빠른 속도에 압도되어 무력감을 느끼게 되면서 앞으로는 속도보다 방향에 집중된다. 삶의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ex) 불멍 (p.151)

- 예쁜 것을 보고 더 예쁜 것을 나누는 무한대의 클릭을 구애한다. 앞으로는 아름다움과 아름다움의 경쟁이다. 누가 더 특색 있고 참신한가 혹은 더 고도의 아름다움을 구사하는가?에 달렸다.(p.134)

- 인간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종임에 틀림없다. 미적 만족이 충만한 동시에 심미성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진다.(p.134)


이 글을 읽으니 어떤가? 불편한가? 아니면 반가운가? 지난주 독서모임 엄꿈독에서 이 책을 다루었는데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아마도 그 이유는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이 책에서 던지는 메시지가 반가웠다. 나는 시키는 일을 강요받는 것에 답답함을 느끼는 편이기 때문에 어딘가에 소속되기 보다 개인적으로 일하는 것을 좋아하며 창의적인 활동을 선호한다. 이런 것이 각광받는 시대가 왔다고 하니 반갑지 않을 수가 있는가!


어떤 삶을 지향하든 선택은 개인의 몫이지만 시대의 흐름 속에 쉼을 더 허락해 주기를 바란다. 이번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2-3월쯤엔 ‘행복한밤마을’에 가보시는 것도 추천한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이기도 하며 산수유나무와 함께 고즈넉한 풍경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삶에 쉼이 깃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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