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기쁨

<자기 앞의 생>_로맹 가리

by 미음스토리

2026년의 해가 밝은지도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희망을 가득 품고서 시작한 1월 1일,

그로부터 흘러가는 하루하루를 어떻게 쌓아 가셨을지 궁금하다.

많은 분들의 진짜의 삶이 진심으로 궁금하다.


나는 왜 이런 궁금증을 가지며 살아갈까?

유대관계를 중요시하는 성향 탓일까?


한때는 기존의 인간관계를 모두 내려놓았을 때가 있었다. 억지스러운 관계 속에 더 억지스러워지는 스스로를 버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와 관계된 유대를 분열시키고 해체했다. 새로운 것을 채우려면 채우기 전에 먼저 비워야 한다 하지 않았는가. 분명 처음에는 외롭고 고단한 시간을 보내기는 했다. 하지만 칠흑 같은 어둠의 터널 끝에는 새로운 빛이 기다리고 있는 법. 내가 느낀 바 실제로 그러했다.


요즘의 내 주변에는 고귀하고 고결한 사람들로 채워져있다. 이러한 나의 환경을 돌이켜 볼 때면 스스로도 놀란다. 내가 있는 곳은 언제나 척박한 황무지일 것만 같았는데 어느새 향긋하고 다채로운 빛깔의 꽃밭으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 그렇다. 꽃밭에 살고 있는 나 자신. 상상만 해도 좋지 않은가? 그래서 사람과의 유대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존재 자체로 감사할 일이 너무나 많다.


지난주 독서모임 선정 책 <자기 앞의 생>에 대해 나누면서도 또다시 느꼈다. 주인공 모모에게 하밀 할아버지가 있고, 로자 아줌마가 있어 척박한 삶을 살아내듯이 나에게도 독서모임 멤버들이 있고, 마음을 나누는 친구들, 가족이 존재하니까 주어진 삶을 살아낼 수 있는 것이다.


책 구절 중 ‘살아 있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p.134)’처럼 주어진 삶이 좋든 나쁘든 살아낼 수밖에 없다. 죽고 싶어도 어디 쉽게 죽을 수나 있나.. 생이 주어졌으니 이왕이면 잘 살아 내고자 하는 생각이 든다면, 내 주변에 단 한 명이라도 로자 아줌마 같은 분이 있으면 되는 것이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이미 그런 존재일까? 잘 모르겠지만 내 주변이 꽃밭인 걸 보면 우리 모두가 향긋한 꽃인 채 상호 관계를 가지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나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더 많은 꽃밭을 일구는 데에 있다고 답할 것이다.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이 꽃밭을 점점 더 확장시켜 향기 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아름답다는 것은 우리가 누구를 어떻게 생각하는 거에 달려 있는 것이다.”(p.305)


그래서 나는 그들의 삶이 궁금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삶이 진심으로 궁금하다. 고아로 태어나 삶을 고통 자체로 받아들이지만 꿋꿋이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모모처럼.. 당신들의 삶은 어떠하고 또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알고 싶다.


주어진 삶이 척박하다고 느껴 고립을 자처한다고 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따스한 빛이 스며 있을 거라 믿는다. 아직 잘 모르겠다면 <자기 앞의 생>을 읽으며 모모에게 빠져보길 바란다.



- “할아버지, 사람이 사랑 없이 살 수 있나요?”(p.13)

- 인생에는 원래 두려움이 붙어 다니기 마련이니까.(p.38)

- 나는 불행했기 때문에 다른 곳, 아주 먼 곳, 그래서 나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그런 곳으로 가버리고 싶었다.(p.39)

- 그녀는 늘 어린이들에게 가장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것이 바로 감수성이라고 했다.(p.54)

- 완전히 희거나 검은 것은 없단다. 흰색은 흔히 그 안에 검은색을 숨기고 있고 검은색은 흰색을 포함하고 있는 거지. (p.112)

- 주변에 사랑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사람들은 뚱보가 된다.(p.113)

- 아무튼 나는 행복해지기보다는 그냥 이대로 사는 게 더 좋다. 행복이란 놈은 요물이며 고약한 것이기 때문에.(p.120)

- 하밀 할아버지는 내가 표현할 수 없는 것, 바로 그것을 추구해야 하고 설명할 수 없는 것, 바로 거기에 그것이 있다고 말했다. (p.121)

- 기계, 그들은 고통받지 않고 늙지도 않고 불행에 빠지지도 않는다.(p.127)

- 희망이라는 것에는 항상 대단한 힘이 있다.(p.131)

- 살아 있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p.134)

- 너는 언젠가 특별한 사람이 될 거야.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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