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을 달리며
지난 주말엔 신천에 가서 달리기를 했다.
‘작년 815런(마라톤) 할 때 신천에서 뛰었었지.’
그 뒤로 처음인 것 같다.
미세먼지도 없이 맑고 청명한 봄 날씨에, 일출을 맞으며 달리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멋졌다.
이틀간의 치팅데이로 몸이 무거워질 대로 무거웠다. 컨디션은 예상대로 좋지 않았다. 30대의 끝자락에 다다르니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몸과 정신이 바로 반응한다.
그렇게 해서 내가 선택한 건, 다른 환경에서 달리기. 평소에 가던 장소가 아닌 곳에서 달려보기로 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신천으로 향했다. 풍경도 좋고 날씨도 좋아서 달리다 보니 10km 가까이 달렸다.
신천은 대구의 중심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에 환경 조성이 잘 되어 있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이른 시간부터 운동을 하고 있었다. 특히 노부부가 배드민턴을 치던 모습이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내가 저 나이 때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은 젊음을 무기로 달리고 싶을 때 달릴 수 있고,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오는 편인데…’
문득 이때까지 살아온 길은 어떠했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태어나 걷는 데까지도 1년이 걸린다. 누구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기에 타의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아마도 그렇기에 태어나 2-30대까지는 자신보다는 타인에 영향을 받은 삶을 살 확률이 높다. 타고난 외모와 체형, 성격, 재능 또한 주어진 것에 따라 살아가게 된다. 아마도 그런 과정 속에서 불공평함을 많이 느끼게 될 것 같다. 나 또한 타고난 외모와 성격, 가정환경에 대한 억울함이 많았다.
‘언제까지 억울해하면서 살아야 할까?’
다행히도 이제는 다를 거라는 희망의 빛이 들어왔다. 타고난 것보다는 자신이 선택한 순간들로 새로운 삶을 만들 수 있는 시기가 40이 아닐까.
중년부터는 외모가 예쁘다 예쁘지 않다의 기준이 아니라, 인상이 좋다 좋지 않다로 구별된다. 사람의 얼굴에 생긴 잔주름만 봐도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선명히 드러난다. 또한 헤어스타일, 옷 스타일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굳이 그 사람과 대화를 해보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인생은 갈수록 공평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건강함을 생각해 온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선택들을 한다. 표정, 자세, 눈빛에서 모든 것이 드러난다.
반면, 건강한 것보다는 입이 맛있는 걸 선택하고 순간의 쾌락을 위한 선택을 한 사람들은 그 또한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남은 삶은 어떤 식으로 채워 갈 것인가? 어떤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 되길 희망하는가? 모든 건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
드디어 내 의지대로 살 수 있는 시기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