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극장 06 아메리칸 셰프

별점이 두려운 웹툰 작가 D 씨의 영화

by 미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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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미완극장입니다. 찾아오기 힘들지는 않으셨어요?


네, 제가 길치라 걱정했는데 어떻게 잘 찾아왔네요.


잘 오셨어요.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면 여기에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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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님이시구나. 일주일에 두 번을 연재하시려면 힘드시겠어요.


D: 네, 안 그래도 오늘 밤이 마감이었거든요. 커피 수혈해 가면서 며칠 버텼죠. 피 대신 아메리카노가 흐르는 기분이에요.


너무 피곤하시겠어요. 한숨도 못 자고 영화를 보러 오신 거예요?


D: 마감 한 이틀 전부터는 책상에서 쪽잠만 자는 편이에요. 안 그러면 불안해서요.


그러시구나. 커피는 많이 드셨으니까 말고, 따뜻한 차 한 잔 드릴게요.


D: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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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차예요. 긴장을 풀어주는 차니까 한 잔 드세요. 많이 긴장하신 거 같아서요.


D: 감사합니다. 향이 진짜 좋네요. 마감이 끝났는데도 맘이 편하지가 않아서요.


왜요. 고민이라도 있으세요? 아까 말씀하신 댓글이랑 별점 때문에요?


D: 네, 그거요. 전 한 편 올리자마자 댓글이랑 별점 확인하느라 손에서 폰을 못 놓거든요.


진짜 스트레스가 심하실 거 같아요.


D: 그쵸. 작가 데뷔하기 전엔 악플만 달려도 좋으니까 데뷔만 했음 좋겠다 싶었는데. 막상 돼보니까 이것도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제가 또 한 팔랑귀 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생각했던 스토리라인에서 좀만 반응이 안 좋아도 밀어붙이질 못하겠는 거 있죠.


남들 말 듣고 신경 안 쓰기가 쉽나요. 제가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해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D: 저만 그런 거 아니죠? 근데 저는 좀 심해요. 옛날엔 진짜 글 쓰고 만화 그리는 게 좋아서 웹툰 작가가 되고 싶었던 건데. 뭐 물론 지금도 그런 건 너무 좋지만, 반응이 안 좋아서 스토리를 바꾸면 또 산으로 간다고 욕하고. 주인공 얼굴이 맘에 안 든대서 조금씩 고치면 그림체 달라졌다고 욕하고. 이런 건 좀 힘들어요.


일단 따뜻한 차 한 모금 들이키시고, 여기서만은 맘 푹 놓고 있다가 가세요. D 씨의 얘기를 들으니까 생각나는 영화가 있어요.














D 씨에게 상영해 드릴 영화는 <아메리칸 셰프>예요. 일류 레스토랑 셰프가 샌드위치 푸드트럭에 도전하는 내용이에요.


D: 샌드위치 푸드트럭이요? 오, 뭔가 의외네요.


네. 주인공은 원래 일류 레스토랑 셰프였는데요. 어떤 일을 계기로 다 그만두고 푸드트럭을 하기로 결심해요.


D: 그 계기가 뭔데요?


자기 요리에 악평을 한 인터넷 요리 평론가랑 싸움을 하다가 논란이 된 거예요. 이런 점에서 D 씨에게 추천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D: 평론가랑 싸운 거예요? 막 인터넷에서 소문이 안 좋아졌구나. 그래서 그만둔 거죠.


네, 맞아요.


D: 그래도 평론가랑 싸울 깡도 있고 부럽네요. 저는 악플 달리면 이불 뒤집어쓰고 땅굴 파고 몇 시간은 들어갔다 나와야 좀 회복이 되거든요.


주인공의 성격이 워낙 욱하는 편이긴 한데, 사실 영화를 보면 그런 행동도 어느 정도 이해가 돼요. 주인공은 자기 레스토랑에 유명한 평론가가 온다고 해서 정말 만반의 준비를 하거든요. 평가야 자유지만, 인터넷에 자기 자부심 가득한 작품에 대한 악평이 달렸을 때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어요.


D: 아, 맞아요. 저도 진짜 머리 터져라 원고 짜고 그림 그리고 채색해서 올리는 건데. 악평 달리는 거 보면 속상하다가도 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싶죠. 소주 까고 싶고.


그래도 D 씨의 웹툰을 좋아하시는 독자 분들도 많이 계시지 않나요?


D: 그건 그래요. 진짜 재밌다 기다렸다 어떻게 또 기다리냐 인생웹툰이다 이런 댓글 보면 그냥 피로가 싹 풀려요. 좀 과장하자면… 막 시력이 좋아지는 기분?


그런 분들을 보면 분명 지금의 D 씨 작품도 충분히 매력이 있다는 거니까, 너무 악플이나 평가에마음 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어차피 어떤 작품이든 모든 사람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는 거고, 세상 그 누구라도 현재는 항상 불완전한 거니까요.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이신 거 같아서, 일부러 좀 편하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를 골라 봤어요. 영화 자체가 정말 재밌기도 하고… 아, 혹시 음식 나오는 영상 좋아하세요?


D: 저 엄청 좋아해요. 먹방 이런 거.


그럼 아마 이 영화도 좋아하실 거예요. 영화 속 푸드트럭에서 파는 쿠바 샌드위치는 진짜 배고파질 수밖에 없는 비주얼이거든요.


D: 기대돼요. 저 샌드위치 진짜 좋아하는데.


영화 보시고 샌드위치를 드시고 싶어지실 수도 있어요. 그럼 여기 티켓이에요. 저희 미완극장에서는 티켓에 관객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떠오르는 구절을 하나씩 적어 드리거든요. 영화 재밌게 보시고, 언젠가 또 생각나면 들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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