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버티는 거야
아들아
엄마가 살아보니
삶에 귀찮은 언덕이 가끔 나타나더라
사실, 그럴 때마다 겁나고 숨이 찼어
고지가 코 앞일 것 같아 올라가 보면
다른 언덕 때문에 정상이 안 보여 실망도 많이 했지
가파른 언덕을 만날 때면
엄마가 갖고 있는 지혜만으로
세상의 언덕을 다 오를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더라
엄마는 그때도
다시 올라가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몰라
올라가야만 빛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너에게 주고 싶었거든
엄마의 삶은 자주 숨이 찼지만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었어.
내 삶의 거친 숨을 불행으로 생각하지 않고
조금 불편한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지
또한, 오르다 떨어진 그때,
그 자리가 엄마에겐 지혜의 쉼터가 되었던 것 같구나
아들아
엄마는 그 쉼터에서
오름을 앞둔 그곳이기 때문에
나만의 빛과
이쁜 꽃자리를 포기할 수 없었어도
그것이 반복되다 보니
그 쉼터에도 무지개가 있고
또한 꽃자리였다는 것을 훗날 알겠더라
쉼터에서도 엄마는 조금씩 성장했던 것 같아
삶을 긍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건
엄마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엄마의 삶을 사랑한 것이
제일 큰 힘이 되었단다.
그러니 너도 힘든 언덕을 만날 때
너를 사랑하고, 네 삶을 사랑하는
든든한 너만의 보물을 믿으렴
분명 널 보호해 줄 거야
네가,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임을
말해주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