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현이가 엄마 아들이라서 너무 행복해

by 믹스커피

재현이가 엄마 아들이라서 너무 행복해


응? 내가? 어떨때 행복해?


재현이 눈꺼풀이 엄마 손을 간지럽힐 때 행복해


내가 엄마 손바닥에서

눈을 깜빡깜빡할때?


엄마는, 재현이 코에서 숨쉬는 바람이

슝하고 나올때 행복해


큭,내 콧구멍에 코딱지가 같이 피융하고 나오면

너무 재밌겠지?


재현이 심장이 콩닥콩닥하고

뛰고 있을때 엄마는 행복해


내 심장은 엄청 튼튼해!

이렇게 쿵쿵쿵쿵 하고 쉬지않고 뛰고 있지!


재현이 배에서 쪼르륵 쪼르륵 하는

소리가 날 때 엄마는 행복해


내가 아까 밥이랑 우유를 많이 먹어서

지금 소화가 되고 있는거야

그래서 쪼르륵 하는 소리가 나는거야

영양분이 지나가고 나면

이제 똥이되서 방구가 뿡하고 나오겠지

크크크크


재현이 엉덩이 사이에서

뿌웅 하는 소리가 날떄도

엄마는 행복해


아까 내가 먹은게

소화가 다 되서 그런거야

방구가 뿡뿡하고 나와서

엄마가 깜짝 놀랐지?


재현이 무릎이랑

엄마 무릎이 서로 부딛힐 때

엄마는 행복해


재현이가 1층다리랑 2층다리가

정말 길어져서

무릎이 더 길어졌지


재현이 발이 엄마손이랑 마주칠때

엄마는 행복해

엄마 손 보다 작았던 발이

이제는 엄마 손만큼 커진걸 보는게 행복해


내 발이 이만큼 커졌지

태어날때는 재민이 만큼 작았는데

이만큼이나 커졌지


너가 자라는 모습을 보는 매일이

엄마는 행복해



자기 싫어하는 첫째는 잠자리에서 제일 수다스러워진다. 물도 마시러갔다가, 쉬도 하러갔다가. 그러다가 집안에 열려있는 창문과 방문을 모조리 닫고 나서도 어떤 핑계를 대고서라도 자는 시간을 연기하려한다. 이 이야기는 아이의 마지막 필살기를 막으려는 엄마의 필살기다. 자기전에 다리 마사지를 하면서 주물주물하고나서 재잘거리는 아이의 이야기를 뒤로 하고 지쳐서 아이 위에 엎어진다. 좀 잠좀 자자. 그러다가 쿵쿵 뛰는 아이의 심장소리가 귀에 들리면 나도모르게 씨익 웃게된다. 태어난 날의 우렁찬 울음이 오버랩되서 들리는 것처럼, 이렇게 힘찬 심장을 가진아이가 내 옆에서 잠든다는 사실에 새삼 행복해지는 일상이다. 그런 마음이 들면 아이 손을 보게 된다. 나의 새끼손가락을 겨우 잡던 아이의 손가락이 이젠 내 새끼손가락과 비슷한 크기가 되었다. 그러다가 손을 아이의 눈위에 사르르 가져다대본다. 아이의 속눈썹이 나의손바닥을 간지럽히며, 어둠속에서도 눈을 깜빡이고 있구나 역시나 자고 있지 않구나 싶다. 그러다가 콧구멍으로 손을 가져다댄다. 웃음을 참는 콧바람이 불규칙하게 흥흥 거리고 있다. 그러다 다시 다리를 주물러 달라고 한다. 아이는 무릎 밑에 있는 종아리를 1층다리라고하고, 무릎 위에 있는 허벅지를 2층다리라고 한다. 무릎을 기점으로 1,2층을 나누다니. 어쩜 이런생각을 하는 걸까. 아이와 함께 자는 순간이 고역일 때도 있지만, 그래도 잘때마다 커가고 있는 아이를 그리고 살아있는 소중한 생명임을 다시한번 느끼는 순간이 좋다. 겸허하고 감사한 순간. 그 순간을 남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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