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여섯살

by 믹스커피

먼지만이 일렁였던

조용했던 거실이

소란스러워졌다


우다다다 툭,

양말을 벗으며 재잘재잘대는 너

나와 떨어져있던 너의 하루에 대한 이야기들


엄마, 오늘 선생님이

피아노로 나비야를 불러줬어

너무 멋지더라


선생님이 피아노 연주해줬어?

피아노 소리가 너무 좋았겠다


응, 우리 선생님은 있잖아,

피아노로 모든 노래를 할 수 있을 것 같은거 있지.


반짝반짝 빛나는 눈은

마치 선생님이 피아노로 마법을 부린걸 본 것마냥 들떴고

만화 주인공을 직접 눈으로 본 것 같은 신남이 담겨있다


여섯살인 너에게

선생님은 마술사 같았고,

피아노연주는 마치 모자에서 나온 토끼 같았겠지


엄마도 여섯살로 같이 돌아간다.

알록달록하게 다른 간판들도 신기한 그림책이 되었고

버스를 타고 보이는 풍경들에 상상의 토끼가 숨어드는 만화가 되었던 때

횡단보도의 하얀색만 밟으며 건너 뛰는 데에 성공한 것이

누구보다도 기뻐서 마음속 탄성을 내지르는 주인공이 되었던

나의 여섯살을 만났다.


나의 여섯살을 떠올리며

너의 여섯살을 지켜낸다.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면서 수다스러워졌다. 그리고 6살이 되자 그 수다스러움을 들으면서 엄마의 6살이 떠올랐다. 가끔 아이가 하는 행동중에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나만 알고있던 나만의 놀이를 발견했을 때 놀라울때가 있다. 어릴때만 했었던 나만 아는 놀이. 예를 들어 횡단보도를 건널때도 흰색 줄만 밟고 지나가는 나만의 의식같은 것들. 엄마가 어서 뛰어와라고 얘기하면서 손에 이끌려 어쩔수없이 검은색 아스팔트 부분을 밟았을 때 아차 하며 아쉬워하고 다음 초록불의 횡단보도를 기다리는 나만의 놀이가 있었다. 터널을 지나갈때에는 터널의 시작 부분에서 숨을 참고, 숨을 멈추고 있다가 터널이 끝나는 부분에 다달아서 후 하고 숨을 몰아쉴때의 그 쾌감의 놀이같은 것들. 맥락도 없고 의미도 없었지만, 나 혼자만의 유희같은 것이었다. 횡단보도에 흰색만 밟고 건너기를 성공했을때 혼자서 씩 웃는 혼자만의 성취감 같은 것이 있었는데 그런 비밀의 놀이를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하고 있는 아이를 보고 신기한 마음이 컸다. 내 아들이네, 피는 못속이는 구나 같은 담대한 의미를 부여해본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나의 어린시절과 만나는 것이라고 하는데, 요즘 그런것들을 많이 느끼고 있다. 나의 어린시절과 오버랩되는 아이의 모습과 또 어떤의미로 다르기도한 아이를 보면서 내가 부모가 되어 가는 것을 느낀다. 아이가 태어나면 그것이 부모가 된것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부모가 되기로 시작하는 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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