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당신을 외롭게 만드는가

제발 5분만

by 믹스커피

우린 분명 함께 있었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손을 굳이 내밀지 않아도 물 한잔을 마시려고 해도

손등이 스쳐지나갈 정도로 가까이 있었다.


그렇게 내 옆자리에 너는 앉아있었다.

우리는 같은 곳을 보고 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너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게 아닌가

그럼 나는 무얼 하고 있었던건가


그 시간을 함께 했다고 생각한 나

그 시간을 함께 해도 옆에 있는 것 같지 않다 생각한 너


무엇이 너를 외롭게 만들었고, 무엇이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는가




헤어지는 연인도 아니고, 이것은 절절한 사랑이야기도 아니다. 다만 제발 5분만 엄마를 찾지 말아달라는 가정보육의 절규를 담은 시다. 늘 함께 있어도 찾는 엄마라는 존재는 어떤 것인지, 엄마인 나로서도 가끔 버거울 때가 있다. 존재하였지만, 만족하지 못하였다. 이런 개똥철학적인 사유를 육아를 하며 느끼게 된 것도 신기하다. 그렇게 오늘도 아이는 나의 시가 되었다. 화장실에서 문 닫고 볼일 보고 싶고, 따뜻한 믹스커피를 식기 전에 오롯이 홀짝 홀짝 여유롭게 마시고 싶다.

30평도 안되는 집안에서도 방방마다 엄마를 찾는 아이의 모습에 잠시 가스렌지 앞 부엌의 싱크대 밑에 앉아 쪼그려 식은 커피를 후르르 들이마셔본다. 이 사각지대안에서 잠시의 꿀맛같은 시간. 그런 찰나의 일탈을 즐긴 뒤 다시 엄마는 복귀한다.

'어흥' 엄마 여기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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