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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의심해도 괜찮다

신뢰

by 하룰

세상을 믿지 못할 것 같을 때
마음은 한없이 작아지고
사람들은 모두 낯선 존재처럼 느껴진다.

그 불신이 내가 잘못된 게 아니라
그동안 너무 성실히 상처를 견뎌왔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그럴 땐 세상을 통째로 믿으려 하지 말자.
다만 ‘하나의 순간’, ‘한 사람’, ‘한 장면’ 정도만
천천히 다시 바라보면 된다.

작은 신뢰가 쌓이면
굳게 닫혔던 마음도 조금씩 빛을 받아들인다.
세상 전체는 믿기 어려울지 몰라도
그 안의 작은 따뜻함은 여전히 존재한다.

지금은 의심해도 괜찮다.
믿음은 잃어버리는 게 아니라
언젠가 다시 천천히, 내 속도로 찾아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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