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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룰 Dec 22. 2024

수제비 한 그릇의 정겨움

따뜻한 수제비와 골목의 정겨움

따뜻한 수제비와 골목의 정겨움


날씨가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따뜻한 음식을 찾게 되었다.


몸이 차가워질 때마다 느끼는 그리움, 따끈한 국물과 쫄깃한 수제비가 생각났다.


그래서 장을 보러 가는 길에 수제비 골목으로 향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시장 골목에 다가가니 입구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따뜻한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옛 겨울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각자 쇠 그릇에 담긴 수제비를 즐기고 있었다.


순간 그 모습이 정겨워 보였고 나도 모르게 군침이 돌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있는 이유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찾기 위함이 아닐 것이다.


요즘 골목 상권이 어려운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외부에서 음식을 소비하라는 권장을 듣기도 했을 테고 직접 실천하러 나온 것만 같았다.


수제비 한 그릇에 5천 원, 칼국수도 5천 원.

지나가는 사람들 중 한 노부부가 “왜 이렇게 싸요?”라고 놀라는 모습을 보니 이곳의 가격이 서울의 일반적인 음식점과는 다르게 느껴지는 듯했다.


예전에는 2,500원부터 시작하던 가격이 지금은 시간이 흐르며 5천 원으로 올랐지만, 여전히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골목의 소박한 음식들이 이렇게 싼 가격에 질도 좋고 맛도 뛰어나니 누구나 한 그릇에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다. 따뜻한 음식 한 그릇이 주는 위안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요즘 많은 골목과 상권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작은 실천들이 모여서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따뜻한 수제비 한 그릇이 상권을 살리고 사람들의 마음에 온기를 전해주기를~

그리고 나 또한 시장을 자주 찾아 사랑하는 수제비 한 그릇의 골목과 그곳의 사람들을 지켜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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