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키르케 그의 삶에 대하여

키르케, 매들린 밀러

by 미수
마녀, "

"무한한 능력을 소유한, 자기 자신 말고는 어느 누구에게도 답을 할 필요가 없는."
p.224


티탄족 태양신인 헬리오스와 나이아스 페르세 사이에서 태어난 님프 키르케. 그는 남매 중 가장 못난 취급을 받으며 여기저기 이용당한다. 키르케는 인간 어부 글라우코스를 사랑하게 되어 그를 신으로 만들고, 질투에 눈이 멀어 님프 스킬라를 괴물로 만든다. 이로 인해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인 아이아이에 섬으로 추방당한다. 그곳에서 마법을 기르며 살아가는 키르케의 이야기.



눈이 노란 게 오줌색이야. 목소리는 올빼미처럼 끽끽거리고. 저렇게 못생겼는데 매가 아니라 염소라고 불러야 하는 거 아니야?
p.17


키르케는 외모도, 목소리도, 능력도 보잘것없었다. 키르케는 이 사실을 잘 알았고 그래서 아버지 발치 아래서 조용히 지냈다. 그러나 그는 다른 신들에게 없는 힘이 있었다. 그녀는 '인내'할 줄 알았다.

"너는 언제나 내 자식들 중에 가장 못난 녀석이었지." 그가 말했다. "내 이름에 먹칠하는 일이 없도록 해라."
"저한테 더 좋은 생각이 있는데요. 그냥 제 마음대로 살 테니까 앞으로 자식을 꼽을 때 저는 빼주세요."
p.470


아버지 말에 대든 적 없었던 키르케가 먼저 '협상'을 제안하며 자유로워지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그 후 자신의 삶을 '선택'해나가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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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중심의 <오디세이아>를 완벽히 새롭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작가의 방대한 지식과 애정이 돋보인다.


신화에서 고작 몇 줄 등장하는 게 전부인 키르케를 어떻게 이렇게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그려냈을까. 다른 등장인물 또한 입체감 있다. (개인적으로는 메데이아의 이야기가 좋았다. 비슷한 과거를 가지고 있는 키르케의 조언을 무시하는 메데이아. 그를 바라보는 키르케의 마음이 어땠을지.)


전작처럼 부록에 등장인물이 정리되어 있다. 읽다가 인물들의 이름이 헷갈린다면 중간중간 찾아보는 게 도움될 것 같다.


이번 여름휴가를 키르케와 함께 하는 건 어떨지. 어느새 키르케에게 푹 빠져들어 책장을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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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rce Invidiosa,John William Waterhouse,1892

이 그림을 수도 없이 봤는데 이 키르케가 그 키르케 일지 연상시키지 못했다. 스킬라의 강에 마법을 거는 장면. 키르케(Circe)의 표지로 이 그림이 삽입된 나라도 있다.


차기작은 카산드라 이야기라고 어디선가 주워 들었는데.. (정확 x) 얼른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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