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속에서 존재하는 인간

시하와 칸타의 장: 마트 이야기, 이영도

by 미수
공룡은 헨리 팅커벨은 데르긴을 표현한 것 ᵔᴥᵔ


대부분의 인류가 멸망한 뒤, 황폐화된 땅에 잔존한 인류와 환상종들이 살고 있다. 헨리라는 이름을 가진 드래곤이 보호하는 '헨리 동물원'에서 사는 인류, 마트퀸을 지도자로 둔 '마트'에서 사는 인류, 강변에 사는 캇파와 계곡에 사는 간다르바.


시하는 헨리 동물원에 거주하는 인물로, OO 시 하수처리장의 이름을 따 '시하'가 되었다. 그는 이런 시대에 본인을 낳은 모부를 원망하고, 따라서 인류를 혐오하고 인류의 부활을 경멸한다.


시하의 쥐덫에 걸린 요정 데르긴과 시하를 중심으로 환상종과 인류의 싸움을 그린 이야기.




"네가 목숨 걸고 얻은 거니까 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야, 시하. 그건 네 것이 아냐. 그 노래들은 인간의 것이야. 넌 그걸 인류에게 돌려줘야 해. 와서 우리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쳐."
p.118


마트퀸의 아래 있는 인간들은의, 식, 주가 해결된 듯하다. 적어도 구역질 나는 마녀 레인지 속 샌드위치는 안 먹어도 되니까. 그들은 멀쩡한 음식을 먹고 멀쩡한 공간에서 몸을 누이며 멀쩡한 옷을 입고 살아간다. 그렇다면 이들은 '멀쩡한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이들이 뭔가 잃어버린 것은 없을까?


마트퀸과 헨리는 그 답을 알고 있는듯하다. 시와 노래를 알지 못하는 껍데기뿐인 인간들.


칸타."
"응?"
스스로 사랑의 묘약을 삼킨 소녀가 말했다.
"난 너를 사랑하는 나를 사랑해."
p.220


소설 내내 본인을 비롯한 인간을 증오하던 시하는 사랑의 묘약의 힘을 빌려 칸타에게 고백한다. 사랑을 증오하던 시하가 사랑을 인정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환상종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은데, 어릴 때 인소보다 판소를 읽고 자란 나는 드래곤과 환상종의 존재가 반가웠다. 심지어 '아헨라인즈'라니 드래곤다운 이름,이라는 생각도 했다.


소설은 다소 불친절하다. 자세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재밌다. 독자로 하여금 무슨 뜻일지 계속 곱씹게 만드니까.


제목의 '장'이 장場일지 장章일지 생각해봤다. 후자 아닐까? 그렇다면 이 세계관 속의 다른 인간의 장章도 존재하는 걸까 그런 생각을 했다.


'환상'이 우리의 삶에서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고민해보게끔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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