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일기 30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포 O
백수가 되었는데도 영화 한 편을 보려고 하면 선뜻 재생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유행에 탑승하기 위해 넷플릭스를 켜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재생했다. 잘 아는 노래들이 등장할 때마다 제목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라는 걸 실감했다. 사자보이즈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멜로망스 노래가 나올 때는 소리 내 깔깔 웃었다. 백 퍼센트 취향에 부합하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음악도 좋고 전개에 군더더기가 없어서 즐겁게 감상했다.
영화는 예상한 그대로 전개됐다. 어쩌면 뻔한 이야기. 뻔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모두가 소중히 여기고, 지키고 싶은 가치를 케이팝이라는 소재로 잘 풀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인공이자 헌트릭스의 리더인 루미는 출생의 비밀을 숨기고 있다. 인간과 악마 사이에서 태어난 루미는 악마를 잡는 헌터로, 헌트릭스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가족과도 같은 멤버들에게도 정체를 숨기지만,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이다. 악마의 농간에 루미는 정체를 들키고 위기를 맞이한다. 그러나 루미는 자신의 절반이 악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서 비로소 성장하고, 가장 빛나는 모습으로 날아오른다.
결국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이들의 결핍을 이해하고 포용할 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영화는 진짜 자기의 모습이 된 후에야 혼문을 완성할 수 있다고, 다음이 있다고 말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종일 헌트릭스의 골든을 흥얼거렸다.
I'm done hidin', now I'm shining like I'm born to be
Oh, our time, no fears, no lies That's who we're born to 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