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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YO Jul 28. 2023

특별하지 않기에

지하철 속 사람들

 우리는 늘, 굉장히, 아주 특별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인간 중 가장 특별하여 유일무이한, 타인으로는 대체 될 수 없는 객체가 되려 노력한다. 생각 해 봤는데, 우리가 대체 불가 한 객체가 되어야만 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특별하면 추앙 받을 수 있어서? 혹은 특별하고 유일무이 하면 세상이 나를 소중히 여길 것 같아서?


 자연에서 특별함은 독이다. 쉽게 노출되고, 쉽게 사냥꾼에게 목숨을 잃는다. 우리는 특별함과 개성을 착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인간은 특별하지 않고 그 무리가 서로를 닮았기에 사회를 이룰 수 있었다. 우리가 너무나도 다르고 완전히 다른 객체였다고 한다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될 수 없었다. 예를들어 의사소통의 방향만 보더라도, 인간은 의사소통을 하자고 정한 '말'에 대해 통일성을 가지고 있기에 사회와 국가를 이뤘고 수많은 유산과 거대한 문명을 이룩했다.

 우리의 '일' 역시 그렇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라는게 세상에 존재하긴 하는가? 누군가 외엔 아무도 하지 못하는 일이라면 그 사람이 죽음과 동시에 진화는 일어나지 못한다. 하다못해 엄청난 철학적 발견, 과학적 발견 역시 나 홀로 발견해서 홀로 품고 가는 지식이 된다면, 그지식은 과연 존재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기에 우리는 너무 특별해지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만인 지하철에서 타인을 의식 한 적이 있는가? 꽉 들어찬 살을 나누는 옷가지들과 온갖 냄새 향기 체온 입김 콧김 등등. 그 모든 생리적인 것 외에 우리는 타인을 의식한 적이 있는가?

 스스로의 인생에 있어 완전한 엑스트라라고 생각하는 모든 전철 안의 인간1, 인간2, 인간3... 인간57. 그들에게도 사회적 배경과 가족과 주변인들과 인간관계가 존재한다. 그들 역시 일을 위해 회사로 출근하고, 퇴근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그들의 집으로. 그들 역시 매일 특별해지기 위해 어쩌면 무던히 움직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영어 공부를 할 지도 모르는 일이고, 매일 잡지와 책을 보며 유행 콘텐츠를 제작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지만 만원 지하철에 타면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엑스트라가 되어 버린다.


 특별함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렇다고 굳이 특별함에 집착 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살아남기 위해선 특별함 보다는 평범함, 보통으로 존재해야 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말의 의미를 이해하고, 지식의 전달을 이해하여 다음 세기에 똑같이 전수하고 이어가는, 문명을 유지하고 사회를 구축하는.

 나 혼자만 특별하고 우뚝 서기 보다는 평범해지자. 보통의 상태로 존재하며 서로에게 다정한 원을 그리는게, 우리는 서로를 더욱 이해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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