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말하긴, 그냥 주절대는 것이다.
어제는 내 어휘가 아름다운 이유를 주절주절 적어 보았다.
그래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를 묻는다면, 딱히 없다. 당장 직장 내 성차별과 여성의 경력단절, 꼰대들의 고질병을 고발하려 글을 시작한 것은 절대 아니다.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고 그럴 능력 또한 당연 없다. 나는 먼저 글에 썼듯이 단지 불평불만이 가득한, 타고난 반골일 뿐이어서 어느 곳이든 누구에게든 이 상황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신라시대에도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고 말했거늘 하물며 21세기 아닌가. 뚫린 입 가지고 말하는 것도 하지 말라 하면 쓰나. 어차피 말한다고 들어주지도, 고쳐주지도 않을 상급자님들 이시다.
그냥 말이라도 출산율이 1명도 안 되는 미래를 걱정하는 이 시대에 사는 예비 엄마들은 아직도 이렇다고, 당최 나라의 제도나 시책은 100km 떨어져 있다고 투덜대고 싶은 것이다.
혹자는 말한다, 나서서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울어야 젖을 주고 투쟁하여 얻어내라고. 그래 말은 좋지. 그래서 출산율이 이 지경인지. 나서서 투쟁했을 때 부메랑처럼 돌아올 대가를 생각하면 타고난 강심장이 아닌 이상 그 누구도 나설 수 없다. 그게 당연하다. 외려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흔히들 말하지 않나, 좋은 게 좋은 거다, 모나면 너만 힘들다고.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도 모르냐고. 사회성이라는 미화된 단어로 부조리와 불평등을 포장하듯이. 투쟁해서 얻어내라 말하면서 별나다는 말도 동시에 하지 않던가.(실제 이런 말 숱하게 듣고도 모르쇠 지내는 나지만.)
상급자님들, 여성들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당신들의 우려에 우리 직장은 왜 논 외신 가요. 멀리 걱정하지 마시고 담당하는 사업장의 여직원의 자녀를 생각해 보시면 어떠세요. 당장 나의 일터 여자 직원의 자녀는 2명입니다. 그것도 20년 동안 2명이요. 혹시 임신하면 일을 그만두고 가정에서 육아에 전념하라는 돌려까기는 아니신지요. 달력을 한번 보세요. 올 해는 2020년이랍니다.
출산 장려책은 남들 이야기이고, 모자보호법은 법전에만 있을 뿐이다.
내가 어디서 일하는지 당연히 밝히진 못한다. 나도 살아야 할 것 아닌가. 내 직장은 서울 번화가 한복판에 있으며, 초임 급여가 4천만 원이 넘는 직종에 종사한다. 4대 보험과 연금까지 안정적인 업계이기도 하다. 무려 정규직! 나름 잘 나간단 말이다. 노동조합에서 단체 협약으로 박아 넣은 규정집엔 출산 휴직, 육아 휴직은 물론 각종 복지 제도 또한 어디 가서 뒤처지지 않는다. 그럼 뭐하나. 출산이 애국이라는 이 나라에서 애국하기가 이렇게 고달픈데. 너만 그런 것 아니니 유별나게 굴지 말라고? 아니, 나만 그런 게 아니니 좀 유별나게 지랄이라도 해보련다.
애국할 기회는 좀 수월하게 주십사 하고 말이다.
애국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