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역사 생성기

(비혼주의가 되는 과정)

by 나무늘보

간만에 들어온 선자리

봄바람이 오기 전

봄을 준비하기 위한 약간의 설레임


그렇게 나는 또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나섰다.


두살 어린 연하의 남자

그 남자는 매너였다.


카페에서 두시간 머물렀지만,

주문한 메뉴를 들고오는

그의 곁에서 담배 향이 느껴졌다.


"그렇게 별루 였나?"


오랜만에 나선 어색한 자리의 탓인지

의상도 먼가 단점이 커버되기 보단

단점이 드러나는 느낌이였다.

힘을 빼는 자연스러움 대신

잔뜩 힘이 들어간 멋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대화는 생각보다 잘 이어졌다.

대화의 흐름이 자연스러웠기에

나는 분위기가 좋다고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질문을 하는 쪽은 나였고,

대답을 하는 쪽은 그였다.


이래서 나는 사회생활이 어려웠구나!

타인의 감정을 읽지 못했다.

호의와 예의를 구분하지 못한 채

나는 간만의 선자리에 잠시 설렜다.


그래 이제

비혼이 나에게 어울리는 옷이었다.

인정해야 할 순간이 온 것이다.


그렇게 나는 누군가에게

매력없는 사람이 되었다.


어쩌면 그 사람이 찾는 매력이

나에게 없을 수도 있지만,

애써 그렇게 포장하고 싶지 않았다.


세월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했고,

나는 세월을 거스르는 노력을 크게 하지 않았기에

겉으로 들어나는 모습이 호감이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까지만 생각하기로 하고,

다른 3월의 봄날을 기대해보고자 한다.


그럼 좋은 분 만나시길...


괜시리 시간을 뺏은 것만 같아 미안해 지는

이상한 기분은 뭘까?

세월이 야속해지는 순간이다.


그렇게 나의 흑역사는

마음 속 슬픔으로 새겨졌다.


안녕

나의 26년 2월의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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