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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향 Jun 14. 2021

버리지 못하는 하얀 코끼리

신나는 글쓰기 4일 차 - 값진데 쓸모없는 것들


'신나는 글쓰기' 4기 4일 차입니다.


< 4일 차 미션 : 나에게 딱 맞는 집 >
여러분에게 필요한 공간은 몇 제곱미터인가요? 오늘은 주거 환경, 집에 대해 생각해 보고 글을 쓰는 날입니다. 집은 각자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요? 어떤 사람에게 집이란 생존을 위한 수단이 되겠지만 집이 없는 사람에게는 꿈같은 공간이 될 수도 있겠죠. 물론 집을 물질적인 가치로 볼 수도 있을 거예요. 각자 생각하는 이상적인 주거 환경, 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하얀 코끼리 선물을 아시나요?

집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갑자기 웬 코끼리?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번 적어볼게요. 


위키백과에 의하면 하얀 코끼리는 불교에서 대단히 귀중한 존재로 여겨지는데, 이는 석가모니의 모친인 마야부인이 태몽으로 6개의 상아가 달린 흰 코끼리가 옆구리에 들어오는 꿈을 꾸었기 때문이래요. 이러한 이유로 흰 코끼리는 어떠한 일도 시키지 않고 신성시되고 있는데, 특히 불교국가인 태국의 경우 국가의 수호신으로 대접을 받고 있으며, 일반적인 코끼리도 신성하게 여겨진다고 합니다. 


한편, 이렇게 귀한 흰 코끼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처치 곤란한 물건'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버마나 태국, 캄보디아의 설화에서 찾을 수 있어요.


설화에 따르면 고대 국왕이 불편한 관계에 있는 신하에게 흰 코끼리를 선물했다고 합니다. 잘못을 한 신하에게 코끼리를 왜 선물로 주었을까요? 신하 입장에서는 국왕이 선물한 코끼리가 죽게 되면 왕권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코끼리가 자연사할 때까지 어쩔 수 없이 열과 성을 다해 키울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코끼리는 평균 수명이 70년이고, 하루에 180~270kg의 먹이를 먹는 대식가로서, 어지간한 재력을 가지지 않고서는 그 사육이 불가능한 것이죠. 코끼리의 건강을 책임지면서 엄청난 사육비를 감당해야 하는 신하는 엄청난 심적 고통에 시달리며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당연한 결과인 거죠. 


귀하디 귀한 코끼리는, 선물을 위장한 벌이었습니다. 




코끼리 이야기를 '집'으로 옮겨 생각해보았어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집'의 의미를 말이죠.


전체적 거시적인 시점에서 집을 소유한다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로 매우 당연시되었고, 귀하고 화려한 집을 소유하면 할수록 가치롭다고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속물이 아니라, 어른이 되어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적인 이치와 사회적인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죠. 저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쯤은 의문을 던져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가치에 비해 비용이나 유지비가 많이 드는 것을 소유한다는 것에 대해 말이죠.   

하얀 코끼리처럼 거추장스러운, 그러면서 꽤 괜찮은 집을 우리는 반드시 소유해야 하는 것일까요?


삶에 있어서 '소유'한다는 것이 반드시 플러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리지 못해 새로운 것을 포기하지는 않았는지?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크고 좋은 것을 갖고 싶어서 안달 내는 것은 아닌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피폐하게 만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집에 대한 개인적인 에피소드보다

집이 주는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값진데 쓸모는 없고

절대 버리지는 못하고 

우리를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는 코끼리

그것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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