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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향 Jun 08. 2021

보통의 하루가 그리웠던 날들

신나는 글쓰기 2일 차 미션 - 상실감의 극복을 위한 이야기

'신나는 글쓰기' 4기 2일 차입니다.


< 2일 차 미션 : 상실감의 극복을 위한 이야기 >

상상하기 싫지만 만약 사랑하는 사람이 먼저 우리를 떠나게 된다면 그 상실감은 과연 회복될 수 있을까요? 오늘은 그 상실감을 생각해 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면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하든 그렇지 않든 삶의 시계는 아무렇지 않게 작동하겠죠. 더 무참하게 흐를 겁니다. 그럴 때,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마음을 어떻게 돌봐야 할까요? 영화 '노매드랜드'는 뜻하지 않게 남편을 상실하고 현실에서 방황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았어요. 어쩌면 그녀는 비자발적인 노매드를 선택당한 거죠.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진 그 공간을 견디지 못했겠죠. 하지만 그녀는 여정을 통해서 사람을 만나며 과거의 상실을 극복해나가요. 슬프지만 마주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는 거죠. 주인공처럼 우리가 그런 상실감을 겪는다면 어떻게 그 감정에서 회복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어떻게 상실감을 치유할지.




오늘도 노매드랜드의 이야기로 시작해보겠습니다. 

노매드랜드에서 만난 데이브는 펀에게 같이 살자 말하지만 펀은 이미 밴에서 자는 노매드 생활이 익숙해, 다시 떠나기로 결정합니다. 펀은 다시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일을 시작하고, 애리조나에서 만난 밥과 노매드들 곁으로 갑니다. 펀은 밥에게 죽은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고, 밥도 자신의 아들의 자살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펀은 다시 유령도시가 된 엠파이어로 돌아와 창고에 보관한 물건들을 처리합니다. 그리고 남편과 같이 보냈던 공장, 집을 찾아간 다음, 다시 길 위로 돌아갑니다. 


비자발적인 노매드의 삶으로 몰아쳐진 펀의 삶. 새로운 사람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펀은 다시 길 위로  돌아갔습니다. 결국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지 못한 펀의 마음들 공허함, 상실감, 쓸쓸함 등이 진하게 우러나오며 깊은 여운을 안겨주었습니다. 




상상하기 싫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마음.. 그 마음을 저는 상상이 아닌 현실에서 느껴보았습니다. 상실감은 회복되는 것이 아니었어요. 덮으려 하면 할수록 더욱 선명해졌습니다. 


아픔과 슬픔을 정통으로 맞닥뜨리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은 오늘이 어제와 다르다는 것이었어요. 나의 하루가 보통의 하루이고 싶은데, 달라지는 삶을 맞이해야 한다는 게 엄청난 두려움과 공포로 다가왔습니다. 그럴수록 보통의 하루가 너무도 그리웠던 것 같아요.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평소와 같았으면 좋겠는데,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무척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감출수록 아픈 상처라면 차라리 마음껏 드러내자.  

스스로에게 상처를 꺼내어 보이자.


그렇게 마음먹은 후 조심스럽게 일기장에 끄적이는 나날들. 상처를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쓴 글들을 천천히 읽어보며 내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니,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묵직함들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것 같았어요. 쓰면 치유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무거운 마음과 상처들을 끄집어내며 마음껏 드려냈어요.  글과 그림으로 마구 쏟아냈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쏟아내고 돌아보니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되는 첫 번째 책이 만들어졌어요. {마음은 아프고 인생의 맛은 더 깊어지고}


지금쯤이면 다른 세상에 계실지도 모르는 아버지께 그 책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흐르면 덤덤히 잊힐까 봐, 책으로 엮어 낸 마음을 진공포장 상태로 저장해 두고 싶었습니다. 


노매드랜드의 여주인공 은 다시 길 위를 달리는 삶을 선택하여 상실감을 극복해나간다면, 저는 치유의 글쓰기를 하며 가족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그녀도 저도 완료형이 아닌 현재 진행형으로써 

'극복을 했다'가 아닌, 

'극복 중이다'가 더 적합한 말인 것 같아요.

인생길을 달리며 또는 인생을 써 내려가며

묵직했던 상처가 서서히 가벼워지기를 바랄 뿐이죠.

상실감은 완전하게 극복하는 것이 아닌

흐릿하게 간직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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