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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향 Oct 19. 2021

초딩 자녀와 거리 유지하기

엄마의 성장 비타민이 되어줄 '거리두기 법칙' 

글쓰기로 우주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작가님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을 담아가고 있습니다. 10월의 주제는 '내 인생을 바꾼 책 한 권'입니다.

[주제에 따라 '내 인생을 바꾼 책 한 권'은 예전에 글을 발행했던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엄마로서의 인생을 바꾼 책 한 권을 소개하려 합니다.]  

엄마로 걸어가는 인생 길에서 코로나 발생과 동시에 잠시 방황 했던 적이 있었다. 하루 걸러 하루꼴로 아이에게 잔소리를 늘어놓고, 윽박지르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이건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커갈수록 엄마도 함께 성장해야 하는 것인데, 아이는 크고 엄마는 항상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코로나 이후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다고는 하지만, 나름 착실하다고 생각했던 아이의 생활 습관에 하나 둘씩 구멍이 생겼고, 급기야 줌 수업을 켜놓고 오락을 하고 있는 모습도 발견되는 등. 더는 그냥 넘어가선 안 되겠다 싶어, 학원에서 돌아온 아이를 붙잡고 다그친 적이 있었다. 요즘 왜 그러냐부터, 무엇이 문제냐, 공부하기 싫으면 다 때려치워라며 나는 화나는 감정에 충실하게 반응했고, 잠잠히 듣고 있던 아이는 내 말은 안들어보냐, 나는 유튜버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공감하지 못할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아 눈앞이 더 캄캄해졌다. 


나사가 대여섯 개는 풀린 듯한 아이의 모습을 그저 말없이 지켜보는 것이 정답일까? 아니면, 적극적인 개입으로 전면 개조 작업을 하는 것이 맞을까? 것도 아니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던 때, 한 줄기 빛으로 다가온 책을 접하게 되었다. 브런치 이웃 작가님이신, 엄명자 작가님의 책 '초등 엄마 거리두기 법칙'이었다.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법칙이라.. 것도 말 안 듣는 초딩과 거리를 두는 것이 정답? 시작은 호기심에 비롯되었다. 그런데 읽어보니 찐 감동이었다. 이웃 작가님의 책을 소중히 다뤄야 하는데 밑줄 긋고, 형광펜 칠하며 온통 난도질해놓을 정도로 가슴에 와닿는 말들이 가득한 것! 그 이유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고, 교육적인 근거가 철저히 뒷받침되었기 때문인 듯했다. 무엇보다 교사로, 교장으로, 어머니로 많은 역할을 이행하며 살아온 엄명자 작가님의 삶이 책 안에 녹아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엄마로서의 성장을 거듭해야 할 시기에 찾아온 교과서와 같은 책을 만날 수 있었고, 그 내용의 일부를 소개해보려 한다.




이 책은 총 3가지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다. 

PART 1. 엄마의 거리두기는 아이를 더 강하게 만듭니다.

PART 2. 엄마의 똑똑한 개입은 아이를 성장하게 합니다.

PART 3. 행복한 엄마는 지금도 성장 중입니다.


1장에서는 엄마의 거리두기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알아보는데, 엄마의 개입 유형을 분석해보고 유형에 따라 엄마에게 필요한 공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주어서 매우 유익했다. (거리두기 연습 체크리스트도 있음) 또한, 엄마의 개입이 필요한 순간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여섯 가지 거리두기 법칙을 알려준다.

현명한 엄마의 여섯 가지 거리두기 법칙 (p.69)
1. 분리의 법칙: 아이는 엄마와 분리된 개체이다. 소유하려 들지 말자
2. 믿음의 법칙: 아이의 유능함을 믿고 맡겨라
3. 존재 수용의 법칙: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해 주자
4. 이해와 공감의 법칙: 아이의 행동 이면에 있는 마음을 읽어주자
5. 평가 금지의 법칙: 엄마 마음대로 아이를 섣불리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말자
6. 성장 가능성의 법칙: 완벽주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다려주고 성장해 가는 과정을 격려해주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비슷한 상황이 닥칠 때 좌절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는 긍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니 엄마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진짜 유산은 바로 고정관념이 아닌 유연한 사고와 다양한 경험 속에서 오는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고, 좌절을 회복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p. 87)


2장에서는 아이가 진짜 자신의 모습과 마주할 수 있게 도와주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데, 교육적 이론에 근거한 실제 사례 속 아이와 부모를 소개한다(경태와 재현이의 이야기는 꼭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와닿았던 내용은 아이의 삶에 예술을 담아주고, 예술이 주는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것! 이것은 그동안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내용인 것 같았다.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또한 엄마의 똑똑한 개입으로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구체적인 꿀팁도 가득 들어있었다. 

'엄마의 똑똑한 개입이 공부를 즐기는 아이로 만들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자신감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자신감으로 힘껏 몰입하여 원하는 것을 성취하고 역량을 키웁니다. 이런 일련의 경험이 아이의 시야를 트게 해 자기가 가진 역량을 기반으로 해 여러 분야로 관심을 확장하도록 돕습니다. 그 결과 공부까지도 잘할 수 있는 경지에 다다르게 되는 것이지요. (p. 180)


3장에서는 엄마의 행복과 성장에 대한 이야기로, 엄마로서의 자기 돌봄에 대한 필요성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엄마도 아이도 완성형이 아닌 성장형입니다.'
아이가 내 마음대로 자라지 않는다고 해도 좌절하지 마세요. '원래 다 그런 거야'하고 쿨하게 받아들이세요. 아이는 아이 인생을, 나는 나의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자신의 믿음을 딛고 일어서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아이의 양육과 교육의 목표는 어차피 '자립'에 있지 않은가요? (p. 244)




이 책을 다 읽고 생각해보았다. 

어른의 기준으로 볼 때, 기준에서 벗어나는 아이의 행동을 볼 때면 불편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기준이라는 건 누가 설정하는 것일까? 엄마가 설정해놓은 욕심에 아이를 채점하듯 점수를 매기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우리 아이는 공기놀이에 푹 빠져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틈만 나면 공기놀이를 한다. 심지어 주말에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장산 꼭대기에 올라서도 잠깐의 휴식 후 공기놀이를 했던 아이였다. 그런 아이의 모습이 이젠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책에서 배운 내용대로 우리 집 초등학생과 현명하게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는 지금은 더 이상 그 모습이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무언가에 이토록 열정적으로 몰입하고, 끈기 있게 실력을 다져나가는 그 의지가 훌륭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엄마와 아이가 걷고 있던 인생길에서

걸음의 속도가 다름으로 인해

잠시 길을 헤매고 있었지만

'초등 엄마 거리두기 법칙'이라는 책으로

모든 상황을 단박에 정리할 수 있었다. 

아이의 올바른 성장이 고민이라면

무조건 거리두기 법칙을 실천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부모는 그렇게 아이의 한 발짝 뒤에 서는 것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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