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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향 Apr 22. 2022

잘 쉬는 것도 능력이야

자기계발할 때 들어야 하는 말 '뛰지 마라, 지친다'


운동선수가 꿈인 아이

자기계발을 시작했다


이번 달부터 아이가 운동을 시작했다. 

정확하게는 '야구 선수'가 되어보겠다고 했다. 

아이의 입에서 사뭇 진지하고 비장한 멘트가 쏟아져 나왔고, 나는 불안하다 못해 걱정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6학년이면, 이제 슬슬 공부에 몰입해야 할 나이인데, 이 아이를 어떡하면 좋을까...'


대부분의 남자아이가 그렇듯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고 꽤 활동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태권도 선수,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말을 심심찮게 해왔었고, '그때는 모두 다 그래'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넘겼다. 운동에 뜻을 품은 건 4학년 때부터였던 것 같다. 그때도 지금처럼 야구 선수부로 활동해보고 싶다고 말했고, 남편은 내심 반기며, 운동하는 인맥을 총동원하여 아이의 가망성?을 테스트해보았다. 여기저기서 희망찬 이야기를 듣고 온 남편은 야구부가 있는 학교로 당장 전학시키자고 했지만 나는 반대했다.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길에 아이를 내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나의 완강한 반대에 아이도, 남편도 마음을 접었다. 그렇게 돌아서나 싶었는데, 6학년이 되고 꿈에 대한 자아 탐색이 짙어진 만큼 더욱 촘촘하게 그 길을 가보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며 결국 두 손 두 발을 들고 말았다. 이번에도 반대한다면,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었을 때 이 구간을 두고두고 떠올리며 나를 평생 원망하겠다는 생각이 스쳤기 때문이다. 아이의 자기계발에 더 이상 찬물을 끼얹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고쳐먹었다.



운동하는 아이를 위해 읽은 책,

자기계발에 지친 내가 들어야 할 말이었다


운동하겠다는 아이와, 그 길을 밀어주는 부모 결심은 생각보다 가볍지 않다. 예술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유독 운동이 더 고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나의 아집인가 보다. 그 틀을 깨부수기까지 심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어찌 되었건 결심하고부터는 마인드를 뜯어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변에 푸념을 늘어놓자 고마운 지인으로부터 한 권의 책을 추천받았다. <뛰지마라, 지친다 / 이지풍 지음> 그 책은 비단, 운동선수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었고, 자기계발에 지친 나에게 필요한 말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왠지 모르게 불안해지는 이들.

자기계발 중이라면 무조건 내달려야 하는데 

정작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서

잘 쉬지도 못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자기계발할 때 들어야 하는 말

'뛰지마라, 지친다'


운동을 시작한 아이와, 자기계발에 지친 엄마를 위한 책! 제목부터 남달랐다. '뛰지마라, 지친다'라니... 지금껏 나에게 이런 말을 해준 사람이 있었던가? 나는 또 이런 말을 아이에게 해준 적이 있었던가? 생각해보게 만드는 제목이었다. 이 책의 저자, 이지풍 작가는 한국 야구 스타 선수들의 멘탈 코치로서 선수들의 웨이트 트레이닝은 물론, 부상 방지, 식단 관리, 멘탈 관리 등을 돕고 있다. 특히 운동계의 기존 관습에서 벗어나,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프로 야구단에서 트레이너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인물이기도 하다. 야구를 인생 전체에 비유해 볼 때, 인생이라는 긴 경기장에서 지치지 않고 완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게 만든 책이었다. 좋다고 느껴지는 책들은 제목과 목차만 보아도 깊은 인사이트를 느낄 수 있다. 목차에 기록된 일부 문장을 펼쳐보면 이렇다. '죽기 살기로 하지 마라', '당신에게 필요한 체력은 무엇입니까?', '야구도 인생도 페이스 조절이 중요하다.', '남과 다름을 강점으로 만들라', ' 등 책을 읽기 전에도 울림이 전해지는 문장이었다. 

내일 중요한 일이 있다면, 지금 무엇을 하는 게 진짜 내게 도움이 될지 잘 생각해보라. 준비가 덜 되어 있을 때 불안은 더 크게 찾아온다. 그렇다고 부족한 준비를 메우기 위해 무리를 하다가 성대결절이 와서 오디션을 망치는 참가자가 되거나, 시험 기간에 졸려서 답안지를 밀려 쓰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말자. 여러 번 이야기하지만 감각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휴식을 통한 컨디션 회복과 유지는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뛰지마라, 지친다 / 불안해서 쉬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_본문 중에서>




4학년 때 운동선수의 길을 걷겠다는 아이를 반대했던 이유가 있었다. 열정으로 그 길을 걸었지만, 중도하차를 했을 경우엔 죽도 밥도 안된다는 생각에 불안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생각이, 틀린 것임을 이제 알겠다.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 시작이라는 말처럼, 야구도 인생도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닌 것! 꼭 야구선수가 되지 않아도 좋다. 본전 생각은 나겠지만 어쩌겠나. 그 길이 아니라면 또 다른 길로 걸으면 되는 것이다.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에 몰입해보는 경험보다 더 값진 것은 없다는 걸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나 역시도 자기계발을 향한 여정이 끝나지 않았다. 누구나 자기만의 속도가 있듯이 각자의 시간을 버티며, 힘든 날엔 쉬어가기도 하며, 그저 묵묵히 걸어가면 된다. 


글쓰기로 우주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작가님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을 담아가고 있습니다. 4월의 주제는 <자기계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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