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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향 Feb 14. 2021

고요한 새벽에 글작 글작

읽는 마음 [책-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작년 이맘때쯤 새벽 6시에 일어나 집 근처 절에 가서 절을 하고 명상을 한 후 집으로 돌아오는 아침 루틴을 실천했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첫 시작은 아침 산책을 하기 위해 길을 나섰는데, 때마침 집 근처에 절이 있었고, 절 주변의 근엄한 공기가 좋아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들어갔던 것이었다. 절에 왔는데 그냥 산책만 하자니 어색해서 법당에 들어가 절을 하게 되었고, 절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명상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 평화로웠고 그 느낌이 좋아서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절로 향했다. 그렇게 보름 정도를 꼬박 새벽에 일어나서 절에 다녀왔고, 하루를 의미 있게 시작하는 느낌이 들어서 매우 뿌듯했었다. 언제부터 멈추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만할 때가 되어서 그랬겠지 싶다. 절에 다녀오는 행보는 멈추었지만 그때의 느낌이 아직도 강렬하게 자리 잡혀 있는 걸 보면 꽤 좋았었나 보다.   


시간이 흘러 생각해보니 내가 끌렸던 것은 절에서의 명상도 맞지만, 새벽의 공기였던 것 같다. 새벽에 일어나야만 맡을 수 있는 그 공기를 들이마시며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성취감을 한가득 느끼며 몸이 이끄는 대로 마음이 끌리는 대로 마음껏 즐겼던 것 같다. 꾸준히 하면 더없이 좋았을 것을, 무슨 사유로 멈추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때 당시 방해 요소가 있었겠지. 흐름이 한번 끊어지니 몸은 다시 천근만근 그때의 행보는 아련한 기억 속에만 저장되어 있고 나의 아침 루틴은 언제 그랬냐는 듯 리셋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아침 루틴이 가물가물 잊힐 때쯤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새벽 4시 30분이라니... 그 시간이면 한참 꿈을 꾸고 있을 시간 아닌가. 그런데 책에서는 아침 4시 30분에 눈을 뜨는 것만으로 삶이 달라졌다고 한다. 어떻게 달라졌을까? 호기심이 생긴 나는 책을 연신 뒤적이다가 강력한 한 줄의 글귀에 사로잡혔다. '자면서 꿈을 꾸기보다는 새벽에 일어나 꿈을 이루려고 노력한다.' 그래 바로 이거지! 알고는 있지만 무의식 속에서 저장만 해두고 실천할 엄두도 못 내었던 것. 이 한 줄의 글귀가 나의 의식을 깨웠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깨달은 것을 아낌없이 소개하고 싶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이유, 새벽에 일어나는 방법, 새벽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인생을 바꾸는 나만의 모닝 플래너를 작성해볼 수 있었다.  이 4가지를 요약해서 적어보겠다.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이유


이 책의 저자 김유진 작가를 소개하자면 변호자이자 새벽 기상의 힘을 전파하는 파워 인플루언서,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에모리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했다. 미국의 2개 주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현재는 국내 모 대기업에서 사내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화려한 커리어와 자기 계발 유튜버로 유명한 그녀. 이 모든 것을 이루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그녀는 새벽을 '나를 찾는 시간'이라고 이야기한다. 매일 계속되는 일상에 지치고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 아무도 나를 방해할 수 없는 고요한 새벽에 일어나 스스로를 돌아보면 삶의 터닝포인트가 자연스럽게 찾아온다는 것이다. 증상이 없는 마음의 병을 앓고부터 아무리 쉬어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에 우울한 마음이 더욱 깊어져만 갔는데, 새벽의 고요가 가져다준 에너지로 잃어버린 자신을 찾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사람들은 내가 무언가를 더 하기 위해 4시 30분에 일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나에게 새벽은 극한으로 치닫는 시간이 아니라 잠시 충전하는 휴식 시간이다.
모두가 잠든 새벽에는 갑자기 일정이 변동될 확률이 드물다. 뜬금없이 연락해서 함께 식사하자거나 추가 업무를 부탁하거나 잠깐 수다를 떨자는 사람도 없다. 주의를 빼앗을 흥미로운 일도 잘 일어나지 않는다. 누구도 나에게 관심이 없고 나 또한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다. 따라서 새벽에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나만의 속도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새벽에는 생각보다 많은 일이 일어난다. 내가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을 동안 어떤 사람은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어떤 사람은 내가 원하는 위치에 이미 도달한 채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들에게 새벽은 수면 시간이 아닌 활동 시간이다.
새벽 기상으로 확보한 시간은 인생의 보너스 타임이다. 회사의 업무나 학교의 과제처럼 이 시간에 내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없다. 따라서 이때는 어떤 일을 해도 잃는 것이 없다. 즉, 새벽은 내가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었지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그냥 질러보는 시간이다.


새벽은 나에게 주는 휴식시간이자, 내가 주도하는 시간, 새로운 문이 열리는 시간이라고 한다.

많은 것을 이루어낸 작가의 말에 따르면 새벽은 나에게 주는 보너스 타임이자 새로운 인생을 펼칠 수 있는 마법 같은 시간이다. 우리는 이 시간을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새벽에 일어나는 방법


새벽 4시 30분. 알람이 울리고 나에게는 두 가지 선택권이 있다. 지금 일어나서 씻고 따듯한 차를 마시면서 나와 약속한 하루를 시작하거나, 아니면 알람 소리를 무시하고 그냥 푹 자고 일어나 예전과 다를 바 없는 나날로 돌아가거나. 순간의 결정으로 앞으로의 삶은 달라질 것이다.

이 사실을 알면서도 막상 새벽이 되면 "딱 5분만" "지금 일어난다고 뭐가 그리 크게 달라질까?" "하루 종일 피곤하면 업무에 지장 있고, 차라리 그냥 자는 게 정신건강에 더 좋을 거야." 머릿속에서는 온갖 합리화를 다 끌어 붙이는 통에 더 피곤하기만 하다. 그래서 그냥 하던 대로 잠을 선택할 확률이 더 높다.


이 시점에서 작가의 노하우를 스포 하자면 이런저런 생각할 여유도 없이 5, 4, 3, 2, 1 땡! 

4시 30분에 알람 소리를 듣는 순간부터 5초 카운트타운을 시작한다고 한다. 그 5초 안에 알람을 끄고 눈을 비벼서라도 일어나는 게 규칙이다.

5초. 짧지만 힘든 싸움에서 승리하면 곧장 화장실로 향한다.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얼굴에 스킨로션을 바른다. 부엌으로 가서 따듯한 차를 준비하고 방으로 돌아와 지금 기분에 어울리는 음악을 튼다. 이 모든 과정은 잠을 깨는 방법이자 나 자신에게 오늘 하루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의식이다.


이 방법을 나에게 적용시켜보았다. 그런데 이것 또한 보통의 의지로 되는 것은 아니다. 해서 작가의 방법 더하기 '챌린저스'라는 어플을 이용해 보기를 권한다. 챌린저스는 목표 달성 습관 만들기 어플로 동일한 목표가 있는 사람들과 소량의 돈을 걸고 정해진 기간에 인증샷을 찍으며 목표를 달성하면 추가 보너스(소량의 금액)가 주어지는 방법으로 루틴을 형성한다. 다양한 목표 설정이 있는데 그중에서 새벽 6시 기상이 있었고, 6시에 일어나 손 씻는 사진, 긍정 확언 글귀를 찍은 인증샷을 2주 동안 꾸준히 올리면 목표에 달성하게 되는 방식이다. 나의 경우 재미 삼아 시도해보았는데, 생각보다 아침 루틴을 형성하는 효과가 매우 컸다.

챌린저스 인증샷



새벽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


새벽 기상을 즐기는 자와 포기하는 자의 차이점은 '무엇을 보상으로 해석하는가'라고 한다. 즉, 새벽 기상을 수월하게 성공하는 사람들은 꿈을 이룰 수 있는 추가 자유시간을 확보했다는 것을 큰 보상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매일 조금씩 변화하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지금보다 발전한 미래를 상상하며 새벽 기상을 계속하고 싶다는 열정과 의욕을 키우게 된다. 새벽에 일어나는 기쁨이 느껴지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라면 새벽 기상이 체질에 맞는 것이다.


새벽 기상이 체질에 맞는 사람들은 그다음 단계로 자신만의 시차에 적응해야 한다.  새벽 기상을 습관으로 만들면 아침에 자동으로 눈이 떠질 것이라는 착각은 버려야 한다. 기상은 누구에게나 힘든 것이다. 나만의 시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저녁을 돌아봐야 한다. 아무래도 일찍 일어나는 만큼 일찍 잠들 것은 불 보듯 뻔한 사실. 각자의 상황에 맞게 시차를 정해야 하는데, 나의 시차는 밤 12시에 취침하여 새벽 5시 45분에 일어나는 것이다. 5시면 5시고, 6시면 6시지 45분이 뭐냐는 생각이 들것이다. 뒤척이며 일어나서 화장실에 방문하는 시간들을 고려할 때 왠지 정각이 되면 무언가에 돌입해야 더 생산적인 느낌이 들어서 구차하지만 45분에 알람을 맞춰두었다. 또한 6시는 깡 새벽이라기에 아침에 가까운 시간이기도 한데, 그 시간을 선택한 이유는 소중한 저녁시간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너무 일찍 일어나게 되면 일찍 잠들어야 할터인데, 밤 12시까지는 어떻게든 견디고 싶다. 새벽이 주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나른한 밤 시간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현실과 타협을 본 것이다.


이렇게 자신만의 시차가 정해졌다면 그다음 단계는 '내가 왜 일찍 일어나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구해야 한다. 무작정 이 책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왜 새벽에 일어나려고 하는지, 새벽 기상이 나의 일상에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핵심이다.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이유가 있어야 공들여 일어난 보람이 있지 않겠는가. 새벽 시간이 무색해지지 않을 이유, 나는 그 시간에 나를 만나기로 했다. 그때그때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인 루틴은 소원 노트를 간단히 작성하고, 하루 동안 할 일들을 떠올리고, 책을 보거나 브런치에 글을 쓴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가버려서 아쉽다. 좀 더 빨리 일어나 볼까 고민도 해봤지만, 새벽에 너무 진을 빼면 안 될 것 같아서 나에게는 지금 시차가 딱 알맞은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새벽을 제대로 보내고 싶다면 늘 거창한 일을 하기보다 밀린 일 처리하기, 몸 움직이기, 독서, 취미생활, 새벽 공부 등을 추천한다.  


새벽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최종 정리해보면(정리하는 거 참 좋아라 한다.) 새벽 기상을 보상으로 여길 만큼 체질에 맞는지를 판단하고, 체질에 맞다면 자신만의 시차를 정하고, 시차에 적응되었다면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자신만의 이유를 찾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새벽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상하지 못했던 또 다른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을 바꾸는 나만의 모닝 플래너


우리는 늘 시간이 없다. 그런데 정말 시간이 없는 것일까? 이 책에서는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스케줄만 잘 짠다고 없던 시간이 저절로 생기는 건 아니다. 자신이 직접 주도하고 통제하는 삶을 가져야만 원하는 스케줄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조금씩 맛본 변화가 동기를 부여하고 이것이 나만의 중심을 만들어준다. 시간이 없는 게 아니다. 시간은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시간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1. 기상시간부터 취침시간까지 살펴보기

2. 조정할 수 없는 시간 표시하기

3. 남는 시간 중 활용 가능한 시간 확보하기

4. 추가 자유 시간 확보하기

모닝 플래너


책에서 알려준 모닝 플래너를 한글파일로 나에게 맞게 수정 작성하여 사용하고 있다. 작성을 새벽에 하다 보면 소중한 시간이 다 지나갈 것 같아서 되도록 저녁에 작성하고, 새벽에는 간단히 체크하는 정도로 활용하고 있다.





하루 24시간은 모두에게 주어진다.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각자의 삶의 패턴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문제이기에 이 책에서 알려주는 꿀팁들이 해당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내용들은 나에게 맞는 것이고, 지극히 주관적인 입장에서 재해석된 글이니 이점을 참고하길 바란다.


다만, 이 말은 꼭 하고 싶다.

새벽을 부르짖는 나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씨를 뿌리는 단계에 불과하다.

지금은 작은 씨앗에 불과하지만

새벽 기상이 거듭되는 나날들이 지속되면

나조차도 상상하지 못했던 환상적인 앞날이 펼쳐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건 그냥 기분 탓일까?

아니라고 본다. 확실히 나는 어제보다 더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나는 그냥 시간을 관리하고 있을 뿐인데, 관리하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내가 꿈꾸는 미래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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