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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향 Feb 06. 2021

엄마, 두 글자에 담긴 이야기

읽는 마음 [그림책 나의 엄마 + 엄마 마음 탐구생활]

나에게는 아주 아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어느 날 그 특별한 인연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oo엄마, 복지관에서 강의 한번 해볼래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추천드립니다."


첫 만남은 교사 시절 반 아이의 학부모로서, 교사생활이 끝난 후에는 서로 친구인 두 아이들의 엄마로서, 현재는 옆 동에 사는 이웃사촌이자 언니 동생으로써, 최근에는 나의 브런치 구독자로서 만남이 유지되고 있는 특별한 인연이다. 여러 번 변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소중한 인연. 나도 모르게 자꾸 끌리는, 밝고 당당하면서도 털털한 매력이 너무 멋진 언니이기도 하다. 이렇듯 멋진 이웃사촌의 제안으로 복지관 프로그램에서 2번의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수업은 엄마와 아이 대상으로 이루어졌고, 교사 시절에도 학부모 참여수업을 종종 했었기에 두려움 없이 덜컥 받아들였다.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 또한 어렵지 않았다. 교재 개발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느낌으로 어떤 수업을 이끌어가면 좋을지 구상하였고 거기에 맞춰 자료를 준비했다.


평일 오전 커피를 마시며, 얼추 준비된 자료로 이러한 수업을 하리라 대화를 나누던 중. 그 대상이 미혼모와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말을 듣자마자 받은 첫 느낌을 고백하자면 조금은 조심스러웠다. 보통의 엄마는 와는 다르겠지... 못난 생각이 찰나에 스치듯 지나갔다. 보지도 못한 그들의 모습을 멋대로 상상해버린 나의 잘못된 편견을 인정하기 싫었고 그 느낌이 죄스러웠던 나는, 마치 그것을 부정하려는 듯 애써 대수롭지 않은 척 넘겼다. 좋은 수업으로써 못난 편견을 만회하고 싶었다. 본업은 뒤로 젖혀두고 열심히 준비했던 첫 번째 수업은 짧고 굵게 끝났다. 할당된 시간보다 더 빨리 마쳐진 것... 아이들의 집중시간을 고려해서 더 끌고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두 번째 수업은 엄마와 아이 수업 1시간, 엄마들만의 수업 1시간을 따로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엄마들만의 수업... 어떤 테마로 준비를 해야 하나 고민을 거듭했다. 생각의 우물을 깊이 파다 보니 하나의 아이템이 물줄기처럼 팡 솟구쳤다. 의외로 너무 간단하고 심플한 아이템. 세상이 멸망하고 우리가 죽어 없어져도 영원히 변하지 않은 사실. 나도 그녀들도 모두 엄마라는 사실! 아무 편견 없이, 스스럼없이 모두 다 같은 엄마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낀 감정들, 고민들,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부담 없이 나눠보고 싶었다. 그래서 엄마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책을 열심히 찾았다. 그러다가 보석 같은 그림책을 발견했고, 그림책을 펼치는 순간 감동의 소용돌이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던 이 그림책을 소개하고 싶어서 지금껏 글을 쓰고 있다.


< 그림책 나의 엄마 >
'엄마'라는 두 글자에 담긴 경이로운 이야기
나의 엄마, 어느새 나도 엄마
맞다.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지. 시작은 맘마.
맘마였던 우리는 서툴지만 엄마가 되었고
한껏 떨리는 음성으로 불리는 엄마일 때 우린, 두려움을 지켜주는 용감한 엄마가 되고
하루 종일 정신없이 불리는 엄마일 때 우린, 아이의 갈증을 해결해주는 사이다 같은 엄마가 되고
분노 가득한 음성으로 불리는 엄마일 때 우린, 우연히 알게 된 아이의 비밀에 당황하는 엄마가 되고
침묵 속에 불리지 않은 엄마일 때 우린, 지끈거리는 고민을 떠안은 채 방황하는 엄마가 되고
설레게 흐느끼는 엄마일 때 우린, 시원 섭섭 만감이 교차되는 엄마가 되고
또 다른 어른이 부르는 엄마일 때 우린, 그 어른보다 작아지는 엄마가 되고
가냘픈 음성으로 불리는 엄마일 때 우린, 기력 없이 마지막을 준비하는 엄마가 되고
어느 좋은 날 때가 되면, 돌아오지 못할 세상으로 더 이상 엄마로 불리지 않는 곳으로 먼 길을 떠나게 되겠지.
그리고 우리의 아이는 어느새 또 다른 엄마가 되겠지.


지금 어떤 생각이 드는가?

아마도 한동안 먹먹하겠지. 나도 그랬다. 이 그림책을 읽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품은 채 한동안 먹먹했다. 모든 내용을 다 유포하지 않았으니, 그림책의 감동을 꼭 지면으로 직접 느껴보길 권한다. 평범한 엄마들과 이 그림책을 함께 읽어보고 엄마로 사는 세상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 너무도 의미 있는 시간들이 될 것 같다.  엄마로 살아가는 다양한 인생 이야기가 펼쳐지겠지. 가능하다면 브런치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 엄마 마음 탐구생활 >
'엄마'들에게 선물하면 좋은 책

그림책에 이어서, 이 책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엄마로 사는 이야기를 나눠보았으면 전문가로부터 만들어진 심리 분석지면을 보며 차근차근 마음에 있는 말들을 써내려 갈 수 있는 책이다.  활동 내용이 들어있고, 관련 심리학 이론도 담겨있어 질문에 대해 작성한 답을 분석해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어떤 질문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고 차분히 글을 써내려 가다 보면 마음이 힐링되고 치유되는 느낌... 글을 쓰는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그 느낌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나와 주변의 엄마들에게도 좋지만, 다 성장한 자식이 있고, 조금은 헛헛한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엄마에게 선물해도 좋을 그런 책이다. (참고로 아빠 마음 탐구생활도 있음)


이 책에서 엄마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부분을 발췌하여 수첩을 만들어보았다.

복지관 수업에서 보통의 엄마들과 수첩을 열어 질문에 대한 답을 써 내려가 보고, 그 내용을 함께 이야기 나눠볼 생각에 마음이 한껏 들떠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건져가는 것도 많은 그런 수업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우린 엄마로서 세상을 살아간다.

엄마라는 두 글자에는

넓고 깊은 마음

세상 부지런한 행동

강철같이 단단한 정신 

자식을 위해 이 한 몸 던질 수 있는 진심이 들어있다.

우리는 엄마이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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