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신고 걷는 길

신발이라는 추억을 신고

by 김글향

신발장에 신발들이 가득하다

멋이 필요한 날엔 앞코가 성깔 있게 날카로운 뾰족구두

언제 어디서나 즐겨 찾는 하얀색, 까만색 운동화

여름철 비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꺼내 신었던 잴리 슈쥬

오래 신어도 자리잡지 못한 발가락이 아프다고 소리쳤던 샌들

뒷굽이 달도록 추운 거리를 헤맨 낡고 낡은 부츠

금방 돌아오는 걸음일 땐 생각 없이 슥슥 두 발을 넣었던 슬리퍼


신발장에 추억들이 가득하다.

많고 많은 신발을 신고서

누구를 만났을까?

어디로 걸었을까?

어떤 걸음을 걸었을까?

어떤 마음을 담았을까?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

신발이라는 추억을 신고 인생길을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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