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난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30대, 가정주부로 그림 한 장 안 그리던 시간에도 나는 참 부지런히 살았다.
친정엄마가 종종 타박하듯 말했다.
"어쩜 넌 회사 다니는 사람보다 더 바쁘냐?"
남편도 아이들에게 말하며 은근히 나를 압박했다.
"우리 집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너네 엄마일 거다 "
아이들이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많은 모임과 공부와 활동을 했다. 수영도 배우고 기타도 배웠다. 여러 공동체에서 함께하면서 즐거웠지만 그것도 몇 년이 계속되자 매너리즘에 빠졌다. 예측가능한 뻔한 내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혹시 앞으로도 나는 아이를 키우면서 적당한 모임을 하며 적당히 하하 호호 웃고 놀면서 살아가게 되는 걸까? 아이들은 점점 자라고 계속 내 손이 필요하지 않을 텐데, 난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라는 질문이 묵직하게 올라왔다.
혼자만의 시간 속으로
혼자만의 시간이 목마름으로 다가왔다. 가장 먼저 새벽기상을 시작해 책을 읽었다. 살면서 가장 집중해서 독서를 했다. 산에 갔다. 아이들 유치원 보내고 곧바고 자전거를 타고 가 성주산 초입에 대어놓고 성주산을 올랐다. 상대가 없으니 아무런 얘기 할 필요 없이 침묵하며 걸을 수 있어서 좋았다. 혼자 카페도 갔다. 커피 한 잔 주문해 놓고 책을 읽다가 생각을 끄적거렸다.
좀 더 용기를 내 혼자 2박3일 여행을 떠났다. 남편이 잘 다녀오라고 용돈을 쥐어주었다. 고속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충주에 내려 마을버스를 타고 시골 구석에 있는 명상센터를 찾아갔다.
이틀동안 의도적으로 단순하고 적적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19년 여름에 초등 남매 둘만 데리고 제주 한 달 살이를 떠났다.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일일히 챙기고 결정하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내가 어떤 특성을 가진 사람인지 더 잘 알게 되었다.
<아티스트웨이/줄리아 카메론 저> 책에서 매주 2시간 정도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라고 한다. 이 시간을 통해 창조적인 의식과 내면의 아티스트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여러 사람과 함께가 아니라 혼자 조용히 몰입할 것을 추천한다. 후에 책을 읽으면서 혼자 산에 가고 까페를 가고 여행을 간 것이 바로 나와의 아티스트 데이트였구나, 나를 탐구하는 시간을 잘 가졌구나 생각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궁금해하고 같이 있고 싶어진다. 나를 사랑하려면 먼저 나와 질 높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침묵 속에서 얻은 것들
혼자 시간을 보내면 자유로우면서도 고독하다. 고독은 외로움과 다르다. 고독은 내가 나에게 집중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외로움을 선택한 것이다. 빈 공간에 혼자서 고독한 시간을 보내면 신기하게 마음이 차오르고 충만해진다. 마음이 산뜻해지고 앞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다 영감이 내리꽂히는 귀한 순간을 맞이하기도 한다.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다보면 다시 방문을 열고 싶어진다. 충만해진 마음을 다시 나누고 싶어지는 것이다. 찬란한 마음이 되고 싶어 떠난 고독한 길이 나로 존재하는데 자양분이 된다. 빈 곳은 채우고 채운 곳은 다시 비우며 나다움을 찾아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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