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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은미 Jul 30. 2023

나도 혹시 미디어 중독?



낮에 작업을 하다 보면 심심해진다. 


'안 돼. 하는 일에 집중해! 사람의 뇌는 멀티플레이가 안 된다고 하잖아. 아주 빠르게 집중력이 왔다 갔다 하는 것 일 뿐이야. 그러니 뇌가 피곤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거잖아. '


알지만... 일하다 보면 무료하고 심심하고 서서히 졸음이 몰려온다. 

그러면 마음과 다르게 넷플에 접속한다. 도파민 분비가 되면서 커피와 같은 각성효과가 오면서 졸음이 사라진다. 그리고 16부작이 끝날 때까지 빠져나올 수 없다. 

누가 그러던데. 미디어 중독이 곧 도파민 중독이라고.

 

이 증상은 한 번에 몰아보기가 가능한 케이블이 일사에 들어오면서부터다. 알밤이 아가 때 육아가 힘들고 몸이 피곤하고 우울한 어느 날 케이블 드라마 한 편을 골라 틀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젖 먹이면서 보고 밤에 아이들 재워놓고 새벽까지 며칠간 이어서 본 적이 있다. 볼 때는 피곤해도 재미있었는데 끝나고 나니 마음이 헛헛하고 일상이 무료해졌다. 그게 아마 중독 증상이 아닐까 한다. 그래도 예전엔 TV를 틀고 케이블로 들어가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고  유료 결제를 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 넷플릭스가 세계 비디오 시장을 장악한 뒤로 똑똑한 그들이 모여 연구하고 공략한 대로 소비자인 나는 낚싯밥을 제대로 물었다.  거기다 우리나라는 드라마를 너무 잘 만든다. 


그렇게 보다가 문득 생각한다. 영화도, 드라마도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볼 수 있지만 그래서 귀하게 여기지 않는구나.  영화관에 가서 집중해서 한 편을 보거나 드라마 할 시간을 기다렸다 보는 맛과 다르다고나 할까.

예전처럼 집중해서 즐기면서 보는 게 아니기에 놓치는 게 많다. 좋은 영화나 드라마를 귀로 흘리듯 정주행을 하고 나면 그 한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창작들에게 미안해진다. 나도 누가 내 만화를 후루룩 대충 보는 거보다 연출, 디테일 등 꼼꼼히 읽어주는 걸 원하기 때문이다. 


넷플 뿐만 아니다. 유튜브에 넘쳐나는 좋은 강의도 유료 플랫폼 수많은 강의도 빠른 배속으로 들을 때가 많고 집안 일을 할 때 버즈를 끼고 강의를 들을 때도 많지만 그대로 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번 생각하도 노트에 정리하면 될 텐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지나고 나면 머릿속에 남는 게 없다.  당연하다. 귀를 쫑긋 세워 온전히 집중하지 않는데 어떻게 체화가 되고 배워지겠는가. 나 안 놀고 열심히 하루를 살았어. 공부했어라는 자기 만족감만 남을 뿐이다. 


과욕이고 욕심이다. 

우선 넷플 드라마를 좀 끊고... 조용히 정적 속에서 살아봐야겠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미디어중독 #에세이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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