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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은미 작가 May 31. 2023

내 일상이 이야기보따리 속으로!

별별챌린지 66일 완수 후기




초등학교 때 마지못해 숙제로 썼던 일기가 기억난다. 일기의 시작은 '나는 오늘 000을 했다'이고 일기의 마지막은 '오늘은 좋은 하루였다' '오늘은 보람찬 하루였다'로 끝났다.  

"그러니까 그 좋았던 것을 풀어서 쓰란 말이야!"

지금은 엄마랍시고 아이들 글에 조언을 해주는 입장이 되었지만 사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내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아니, 우선 잘 쓰기 전에 글을 매일 쓰는 것도 쉽지 않다. 써도 되고 안 써도 되는 글쓰기. 안 쓰면 속편 한데 쓰려면 머리를 엄청 써야 한다. 지나간 기억을 떠올리고 느낌과 감각을 되살려야 한다. 쓰다 보면 한두 시간 뚝딱이다. 할 일은 많고 분주하다. 그런데도 자꾸 글을 잘 쓰고 싶어 진다.

그래서 23년 1월 2일부터 글쓰기 챌린지를 시작했다. 잘 쓰는 게 목표가 아니라 글 쓰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였다. 



글로성장연구소 최리나 작가님, 김필영 작가님이 주관하고 연구원님들이 조별로 이끌어주는 별별챌린지가 끝났다.  66개의 이야기 보따리가 쌓였다. 날짜도 절묘하게 5월 31일에  딱 떨어지게 66일 완주를 하니 기분이 통쾌, 상쾌하다.  별별챌린지 1기 66일도 완수했으니 총 132일 동안 글을 썼다. 

1기 1월 2일 시작 - 3월 10일 66일
2기 3월 27일 시작 - 5월 31일 66일


내 단톡방 중 가장 활발한 곳이 <글로성장연구소 글쓰기> 방이다. 힘을 주는 이야기, 명언, 때로는 웃음이 빵 터지게 하는 유쾌한 대화들이 오고 간다.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위기가 몇 번 왔었는데  글 동지님들이 수시로 엉덩이를 팡팡 두드리며 독려해 주신 덕분에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다. 특히 2기 챌린지는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역사독서모임 멤버님 세 분에게 권해 함께 시작했기에 힘들때도 써야만 한다는 센 동력이 되어 주었다.  멤버님들이 긴 기간 동안 글을 너무나 잘 써주어서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2기 챌린지를 하면서 주제 글쓰기를 시도해 보았다. 인스타에 연재 중인 미야 일상툰에 에세이 글을 썼다. 꾸준히 쓰다 보니 탐색기반 뉴스/글 콘텐츠 플랫폼 <헤드라잇>에 연재 제안을 받고 지금은 <헤드라잇>에도 글을 올리고 있다.  헤드라잇 구독자가 조금씩 느는 재미에 글을 꾸준히 쓸 이유가 한 가지 늘었다.

챌린지를 하면서 자서전이라 할 수 있는 내 이야기를 완성한 것도 유의미한 결과다. 꽤 오래전에 용기를 내서 글을 시작했지만 한동안 진도가 안 나가고 멈춰있었는데 챌린지 덕분에 힘을 모아 마무리를 하고 나니 마음이 시원하다. 


나 자신을 바꾸는 게 참 쉽지 않다. 새해에 마음먹은 다짐 중 지키지 못한 것이 많다. 계획형 인간이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무색하게 플래너의 빈 여백이 민망하고 3월까지 의욕적으로 그리던 그림 챌린지도 고민을 하다 잠시 멈추었다. 그 와중에 잘 쓰든 못 쓰든, 쥐어짜면서도 글을 매일 쓰는 훈련을 하면서 132일 동안 글을 썼다는 것은 스스로 고무적인 일이다.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의지의 문제지만 그것을 해내는 건 몸이다. 몸이 실행할 때는 안 되는 이유 10가지가 있어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1순위에 있으면 어떻게든 해내는구나를 글을 쓰면서 느꼈다. 여행가서도 글쓸 시간을 확보하느라 가족들 데리고 일부러 까페를 찾아들어갔다. 그렇게 한계를 조금씩 넘으며 내 몸이 글을 쓰는 것에 익숙해져간다. 나처럼 무계획형 인간이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길이 보이고 그 길을 따라 조금씩 걸어가게 된다. 3기 별별챌린지를 신청을 해야 하나 고민하지 않는다. 왜냐면 벌써 글을 쓰고 싶다는 지인 4명이 대기 중이기에 무조건 나도 들어가야 한다. 올해는 글 쓰는 사람 되기, 입 닥치고 고고다! 


함께 한 동지님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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