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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은미 작가 May 30. 2023

삶이 스토리고 일상이 예술이다




당신의 하루는 특별한가요?  


오늘이 지나면 또 오늘이 온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 주스를 갈아 마시고 운동을 하고 그림을 조금 그리다 보면 점심을 먹어야 한다. 점심을 먹고 나면 식곤증이 찾아온다. 이것저것 끄적거리고 기웃거리다 보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다. 매일 쓸고 닦아도 금세 먼지가  쌓인다. 내일도 밥을 지어먹고 식탁을 치우고 청소를 하고 짬짬이 SNS를 하는 하루를 보낼 것이다. 가끔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것이 무료하게 느껴진다. 그럴 때는 지금 이곳이 아닌 낯선 곳으로 여행을 열망한다. 색다른 풍경을 보면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당신은 왜 내일도 평범한 일상이 찾아온다고 생각하나요? 그게 왜 당연한가요?"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그야... 하고 운을 떼어봐도 바로 말문이 막히고 만다. 급 겸손한 자세로 바뀐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일상을 반복해서 누리는 것이 얼마나 기적인지는 일상이 흔들리면 알 게 된다.  우리는 때로는 불행과 마주할 때가 있다.  일상이 일그러지고 원하지 않은 낯선 장소에서 힘겨운 날을 보낼 수도 있다. 그러면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냐고 하늘을 원망하기도 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염원하게 된다.



삶이 스토리고 일상이 예술이다. 


언젠가 글쓰기 강의를 들을 때 강사였던 작가님이 가슴에 새긴 문장이라고 하셨는데 그 뒤로 내게도 소소한 일을 반복할 때마다 의미를 찾아주는 문장이 되었다. 반짝이는 영감을 흘려보내지 않도록 생각났을 때 낚싯바늘을 늘어뜨려 바로 건져 올리라고 하셨다. 그러면 삶은 나만의 스토리가 되고 평범한 일상은 예술이 된다. 일기, 글쓰기나 그림, 음악 등 건져 올리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림을 그릴 때나 그리지 않을 때나 삶은 계속된다. 먹고 자고 싸고 청소하고 지지고 볶고 일하고 사랑하며 하루가 지나간다. 특별한 것 없는 하루지만 내 눈으로, 내 몸으로 보내는 날들이라 소중하다. 소소한 것에 의미 한 스푼, 설렘 한 스푼 넣으면 일상이 예술이 될 수 있다. 책장에 꽂힌 책을 둘러본다. 저서들은 저자의 생각과 지식과 깨달음의 산물이다. 저자들은 무수한 시간을 붙잡은 결과물을 세상과 나눔으로써 타인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나는 그들의 대화에 감사히 응한다. 그리고 나도 찰나의 생각을 붙잡아 '지금'을 저장하려 애쓴다. 


어제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는가? 어제가 오늘 같아서 기억할 필요를 못 느끼는가? 기억에 오래 남아있다는 것은 그 순간을 좋든 싫든 집중해서 보고 느꼈다는 뜻이다. 과거라는 지우개가 추억을 지우게 내버려 두지 말자. 내 눈이 카메라다.  카메라는 내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만 찍는다. 나머지는 아무리 좋은 게 있어도 스쳐가 버린다. 당신은 오늘 당신의 눈에, 카메라에 무엇을 담았는가?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에세이 #일상 #글쓰기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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