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는 만화가로 살고 30대에는 주부로 살았다.
40대에 다시 만화가로 살려고 보니 만화판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고 나는 고인 물이 되어 있었다.
주변에는 육아 지인들만 가득했다.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혼자 그리려니 너무 외로웠다.
아무도 모르는 외떨어진 섬에서 혼자 용을 쓰는 기분이었다.
인스타그램으로 그림계정을 시작해 소소하게 작업한 그림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어느 날 토부 작가님이 운영하는 폰티콘 (현 폰아트월드) 이모티콘 만들기 수업이 눈에 띄었다.
수업을 마치면 작가 단톡방에서 교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얼른 신청했다. 첫 줌 수업 때 토부작가님이 말했다.
"아니, 초급 이모티콘 강의에 유명 작가님이 왜 들어오셨어요?"
기억도 나지 않은 경력에 얼굴이 발개졌다.
"하하... 지금은 전업 주부에 10년 경력 단절 쭈그리예요.'
이모티콘 수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그림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커뮤니티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
"우리 밥 먹을까요?"
번개모임이 뜨면 삼삼오오 모여 맛있는 점심을 먹고 그림 이야기를 실컷 나눈다.
누군가 책 출간이나 일러스트 페어 등 좋은 일이 있으면 축하해 주고 응원해 준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 틈에서 힘을 주고받는다.
멋진 사람들 틈에서 나도 멋져지고 싶어서 노력하게 된다.
경단녀가 다시 그림을 그리면서 간절했던 것은 바로 그림동료였다.
함께 하면 혼자서는 생각지 못했던 일들을 할 수 있다.
24년 12월 끝자락에 두 번째로 함께 한 나꽃피 전시회처럼.
일상의 찬란함
내 그림의 주제는 일상, 행복, 순수함, 따뜻함, 감사함, 찰나의 아름다움 등이 많다.
한 문구로 표현한다면 '일상을 예술처럼'이다.
빛에는 그림자가 생기는 것처럼 세상은 어두운 면, 밝은 면이 공존한다.
원한다고 그림자는 빼고 빛만 가질 수 없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은 빛을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마음을,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나는 행복을 그리는 작가가 되기로 했다.
작가명: 미야
작품명:일상의 찬란함
작품스토리
일상은 평범하고 반복적이다. 새로울 것이 없다.
반면에 우리의 삶은 다변하다.
파도도 만나고 폭랑도 만난다.
일상이 깨질 때 미미한 일상이 가슴 시리도록 소중하게 다가온다.
정오의 눈부신 햇살을 맞으면
바람으로, 햇빛으로 맑고 청아한 기운으로
우주가 온통 나를 응원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앞에 펼쳐진 길을 온 마음을 다해서 걸어 가자.
걷는 걸음마다 영롱한 무지개다리가 놓이고
눈이 담기는 곳마다 행복이 살랑거릴 것이다.
스쳐 지나가는 일상 속의 섬광 같은 경이로움을 발견하기를
일상의 찬란함을 발견하는 오늘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