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부부를 위한 난임휴직 제도
어제저녁에 신랑이 저녁 약속이 갑자기 생겨서 외출했다.
월성 발전소 동기 동생이 대전에 3박 4일 교육 왔다며 대전 온 김에 얼굴 보자고 연락을 했다.
우리 남편은 동지애가 있어서 동기가 무조건 대전에 오거나 남편이 경주를 가게 되면 무조건 만난다. 동기 동생은 벌써 6살 딸아이의 아빠이다.
우리랑 결혼을 비슷한 시기에 한 것 같은데.
집에 오자마자 우리 남편이 이야기한다. 이 동생도 둘째 임신했는데 초기에 유산했다고.
우리와 비슷한 아픔을 갖고 있어서 동질감이 들었나 보다.
그래도 그 동기는 둘째지만 우리는 아직 첫째도 없는데.
의외로 주변에서 들려오는 유산과 난임 소식에 동질감을 느낀다.
최근에 점핑 운동을 하면서 알게 된 옆 동 언니에게도 들은 소식이 있다.
논산의 한 초등학교 보건 선생님인 언니에게 동료 교사가 있는데 그 동료 교사도 나이가 40이고 결혼 3년 차인데 아이가 안 생겨서 ‘난임 휴직’에 들어간다고 하신다. 난임은 다른 사람들은 공감할 수 없지만 본인에게는 큰 고민이자 스트레스의 원인이란 걸 알기에 내 지인은 아니지만 공감을 많이 느꼈다. 오죽 아기를 원했으면 난임 휴직까지 들어갈까 싶었다. 다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유산과 난임 경험이 있다는 걸 알게 될 때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안도감이 든다. 난임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저 ‘힘내, 곧 생길 거야’ 이 한마디가 얼마나 무책임한 위로이자 응원인지 모를 것이다. 차라리 조용히 응원해 주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공무원이나 공기업에서는 출산휴가도 있지만 난임(불임) 휴가 제도가 있어서 좋다. 우리 남편도 내가 시험관 시술을 하러 다닐 때 정자 채취를 위해 난임 휴가를 사용해서 병원에 같이 갔다.
처음에는 아기 소식 없냐며 물어보던 상사들이나 동료들도 이제는 우리가 난임인 걸 알고 더 이상 물어보지도 않아서 좋다.
아이를 안 낳을 생각하는 딩크 부부들이라면 모를까 낳고 싶어도 안 생겨서 못 낳는 부부들도 많으므로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럴 땐 우리 남편이 공기업 직원인 게 너무 감사하다.
난임 휴가 제도도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데 출산율을 높이고자 한다면 이런 난임부부들을 위한 제도나 정책을 많이 만들어주고 출산장려를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