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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플러 Miyoung Feb 17. 2023

역사적인 날

나는 이제 나로서 살아가겠다

지난 토요일은 나에게 역사적인 날이되었다. 2월 12일. 이 날은 나에게 중요한 일(중요성을 부여하니 중요하게 되었다)이 일어난 날이기도 하고 그 일에 관하여 친구와 이야기를 함으로써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된 날이기도 하다. 내 삶에 일어나는 일련은 사건들은 늘 패턴이 있음을 알게 된 하루였다. 매번 일어나는 이런 불편한 상황들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당시의 나의 행동과 말을 소환해보았다. 나는 늘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나는 섬세한 사람이다. 나는 섬세한 사람이라고들 한다. 이런 나의 모습을 알려준 사람은 내가 아니라 지인이었다. 그동안 나를 겪어본 지인들이, 또 내 책을 읽어본 분들이 한 말이다(그때야 알았다. 나는 참 섬세한 사람임을).

섬세해서 좋은 점이 있지만 섬세해서 나쁜 점도 있다. 동전의 양면은 붙어있으나 따로 있다. 그렇게 참 가까이 있으나 떨어져있는. 모두 장단점이 있다. 섬세하기 때문에 감정이 깊고, 섬세하기 때문에 상처를 쉽게 받는다.


친구의 말처럼 큼직큼직한 감정들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내가 되고 싶지만 나는 그런게 쉽지 않았다. 그러나 더 이상 섬세함으로 스스로를 힘든 상황으로 몰아넣고 싶지 않다. 이런 내 모습이 싫다기 보다는 이런 내가 참 안타깝다. 친구에게 나를 바꾸고 싶다고 하자, 애쓰지 말라고 한다.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깊어서인 걸까. 그래 그럴 것이다. 사람은 나에게 특별한 존재이다. 나라는 사람도 매우 중요하고 당신이라는 사람도 나에게는 매우 특별하게 다가온다. 특별할 관계는 한 두명이 아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특별히 느껴진다. 나는 그랬다. 그게 문제였다.

이 말인즉슨, 내가 사람들에게 특별한 존재이고 싶으니 사람들을 특별히 대한다고 해도 맞는 말이겠다. 모든 것엔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관계에서 일어나는 감정도 그런 것이었다. 


이날 나는 내 삶에서 일어나는 이런 패턴의 고리를 끊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했다. 이런 비영양가있는 패턴을 영양가있는 패턴으로 만들기 위해서 내가 지켜야할 요소가 몇 가지 있다.


1. 사람에 대한 기대를 버리기

2. 모든 사람들을 선하게 여기되 관계의 깊이를 낮추기

3. 내 패를 모두 보여주지 않기


특징있는 외모 콤플렉스가 있었다. 그래서 더 친절하고 더 선하게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타인에게 내 주장을 펼치거나 조언을 한다는 건, 그렇지 않아도 강철벽인 나의 이미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나는 사람들이 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과거의 사건으로 먹구름이 꼈던 얼굴빛도 있었지만, 그 훨씬 전으로 돌아가도 나는 그렇게 쉽게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는 오라를 풍기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내 첫인상이 다가가기 불편하고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 말을 처음 들었던 건 고등학생 때였다. 웃지 않으면 나는 참 차가운 사람으로 보인다했다. 다행히 나는 참 잘 웃는 아이어서 차가운 첫인상은 친근감으로 바뀌기도 했다.


외모에서 풍기는 오라 때문에 나는 부러 더 친절하게 이야기하거나, 한걸음 더 나아가 상대의 무언가를 도와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또는 목소리와 말투에서 힘을 빼거나, 말끝을 흐리거나. 그렇게하면 나는 냉정해보이기 보다는 유해보이고, 강하기보다는 부드러워 보일거라 생각했다. 내 주장을 펼치는 일보다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쪽을 택한 이유도 나도모르게 이런 연유에서 했던 일인지도 모른다.


이제 그러고 싶지 않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는다는 게 아니라 그동안 해왔던 나의 말과 행동의 패텬의 끊겠다는 거다. 그러기 위해선 가장 먼저 생각을 바꿔야겠다. 차가운 이미지니 냉정한 첫인상이니 하는 것에 연연해하지 않겠다. 그냥 있는 그래로의 나의 모습을 내가 먼저 인정해야헸다. 나는 악한사람이 아니다. 냉정한 사람이 아니다. 과거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로 그렇게 변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떤 작가의 말대로 나는 나대로 살기로 한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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