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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플러 Miyoung Aug 13. 2023

할로윈

말로만 듣던 할로윈을 제대로 본 건 2002년 몬트리올에서였다. 10월 31일이 되기 전, 여름이 지나고 본격적으로 가을이 된 시점. 마켓에는 잘 익은 형형색색의 호박들이 쏟아져 나왔다. 오랜지색, 하얀색, 녹색, 하양과 녹색이 혼합된 점박이 색, 호리병 모양, 작고 동그란 귀여운 모양, 큰 오렌지색 호박 등등. 그 중 사람들이 눈여겨 보는 호박이 따로 있다. 바로 할로윈을 위해 잭오랜턴을 만들기위한 동그랗고 펑퍼짐한 모양의 호박. 안을 파고, 초를 놓을 자리가 필요하니 넓이도 높이도 20센티미터 이상은 되어야했다. 제법 크기가 있는 튼튼한 호박은 할로윈데이를 기념하는 사람들의 문앞에서 장식되고 있었다. 호박뿐만 아니라 집의 외부에는 전체적으로 검정과 오렌지색으로 장식되는 경우가 있었다. 꽤 화려하고 모양도 여러가지라 마치 작품처럼 장식되어있는 집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내가 살았던 파브리 거리에는 유명 예술가들이 많이 산다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할로윈 장식도 특이하고 거창한 곳이 몇이 있었다.


영화감독이 산다는 한 집은, 집앞 테라스 지붕에는 죽은 염소의 머리가 한 10개 정도가 철 고리에 걸려있었다. 괴기한 모습에 살며시 다가가보니 초가을에 아직 날아다니는 파리가 앉아있지 않은가. 모형이 아니라 실제 염소인지 양인지… 털이 없이 민둥한 모습이었는데, 실제였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끔찍하기 그지 없었는데, 지날때 마다 소름이 돋았었다.


그와는 다르게 맞은 편에 있는 집은 지붕부터 온 집과, 정원의 나무들 대문까지 오랜지색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간간히 검은색을 장식된 물건들이 있고, 밤이되면 노란색과 주황색 조명이 켜져서 집과 주위 분위기가 따듯해지곤했다. 그 집에 사는 분들은 노부부였는데, 주말이면 어린 손자 손녀들이 찾아오곤 했던 걸로 보아, 그들을 위해 특별히 장식을 한 면도 있었을 듯 하다.


할로윈 데이인 10월의 마지막을위해 나와 친구들도 호박장식을 테라스에 놓고, 사탕을 준비해두었다. 이 날 저녁 어김없이 초인종이 울렸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케릭터로 장식을하고 사탕을 담을 박스를 양손으로 잘 감싸 소중히 취급하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사탕을 주는 재미를 처음 겪어보고 할로윈데이를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할로윈(Halloween)은 영미권의 전통적인 기념일로, 10월 31일이다. 이는 가톨릭에서 천국에 있는 모든 성인을 기리는 축일인 '모든 성인 대축일(Sollemnitas Omnium Sanctorum)' 또는 '만성절(萬聖節)'을 11월 1일로 하는 것에서 유래하여, 그 전날인 10월 마지막 밤을 귀신이나 주술 등의 신비주의와 연관시킨 것이 기원이다.  

-나무위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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