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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youvely Dec 03. 2023

올해 한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찾습니다.

완벽한 게으름을 가진 자

현실을 회피하고 싶을 때 얼거리는 노래가 있다.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

_제주도의 푸른 밤 中


파워 계획형으로 살았던 내게 무기력이 찾아왔다.

급격한 온도차로 이불밖을 나서는 용기가 추가되서일까

주말이면 잠과의 약속만 있을 뿐 무기력은 또 다른 늪으로 빠져들게 했다. 악순환의 고리를 탈피하고 싶었다.


이맘쯤 올해 한 게 없는데 벌써 연말이라니 믿기 힘들다. 이뤄낸 게 없을 뿐 내막에는 퇴사 그리고 이직 어느 때보다 큰 변화를 겪었던 시기다. 과정보다 결과물이 중요한 사회에서 예상이 빗나가길 바란 불합격이란 단어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



안 좋은 일은 한 번에 몰려온다.


누군가에겐 이별

또 다른 이에겐 예상치 못한 지출


현실을 회피한다고 해서 나아지지도 변하는 건 없었다. 되려 마음이 지치니 기분은 심해로 내려갔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질 뿐이었다. 실제로 회사와 집만 반복하는 고립된 생활을 했다. 


우연히 자기 암시 관련 영상이 알고리즘에 떴고 스윙스의 '나는 자기 암시'라는 걸 듣게 됐다. 

https://www.youtube.com/watch?v=AFbwbWuBzK0&t=795s&ab_channel=Swings


이걸 따라 한다고 바뀌겠어라는 거부감이 밀려온다. 그 시간이 지나면 기분이 한결 가벼워지고 밝아지는 걸 체감한다. 아직 자기 암시를 하면서 이뤄낸 게 아직 없어서 인지 반신반의 하고 있다. 하나 확실한 건 회복탄력성이 좋아졌다는 거다. 


인내심이 좋은 사람이라 불리지만 실제로 완벽한 게으름쟁이다. 완벽하지 못할 바엔 시작도 안 하는 겁쟁이. 

목표를 100번쓰기보다 효과가 빠르고 똑같이 따라 하는 모습에 웃음꽃이 피어나는 건 사실이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6:1 필라테스 수업에 예약을 하고 오지 않은 네 명의 수강생 덕분에 1:1 레슨을 받게 되는 행운을 맛봤다.

사소한 일로는 엘리베이터가 운 좋게 1층에 있어서 추위를 떨지 않고 집으로 안전귀가할 수 있었던 것.

11월을 가장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판매 중인 전자책 정성 가득 담긴 리뷰를 빼놓을 수 없다.


크든 작든 일상에서 감사함을 인지하는 순간 힘든 순간을 전보다 짧은 시간에 지나갈 수 있는 듯하다. 

12월을 한 달도 채 남짓 않은 시간이지만 내년을 계획할 시간이 있고 이런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성장할 가능성이 가진 사람이란 반증이 아닐까. 날씨가 영하권으로 내려가다 보니 독감, 코로나로 곳곳에서 기침소리로 가득하다. 더욱이 침대밖을 나서는 것 자체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딱 한 가지만 하는 것이다. 해야 할 일을 나열해 보고 그중에 한 가지를 선택해서 최소만 하는 것이다. 이번 주말에는 책 읽기를 선택했고, 10페이지만 읽기를 했다. 초반에는 집중도 안되고 잠만 쏟아졌다. 이제 고작 다섯 페이지, 아니 다 읽었잖아를 경험하고 나니 해냈다는 성취감 덕분에 무기력에서 한 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에게 행복이 가득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https://kmong.com/gig/427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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