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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youvely Oct 23. 2021

잘 다투는 것도 기술이다

잦은 이별을 맞이하고 있다면 

"왜 말을 안 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흔한 연인 다툼 대화 일부분을 발췌했다. 시간을 갖으며 어색한 공기만 흐르는 경우, 한쪽만 열변을 토하는 경우, 피 터지게 다투는 경우 다툼의 형태는 다양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소한 이유인 경우가 의외로 많다. 그들은 왜 싸우는 걸까? 



@photo by tong+



위 도표는 결혼정보 회사 듀오에서 미혼남녀 34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라고 한다. 

여성은 이성친구 문제가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남성은 연락 횟수가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단순히 분류표에 기재된 연락 횟수, 이성친구 문제, 크고 작은 거짓말, 가치관 차이, 스킨십 문제로 다투는구나라는 걸 전하고 싶은 게 아니다. 어떤 다툼이든 신뢰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이별을 갑자기 맞이하게 되는 상황이 닥칠지 모른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연락을 잘했던 여자 친구가 남자 친구와 다툴 확률과 연락을 잘하지 않았던 여자 친구였을 때 남자 친구와 다툴 확률 중 어느 쪽에 높을까. 두 경우 다툴 수는 있으나 후자가 깊은 골이 생길 가능성이 현저히 높다. 설상가상 하얀 거짓말이라도 하는 날이 생긴다면 이후 상황은 상상에 맡긴다.


@photoby 로즐린 티라도




첫 단추가 중요하듯, 첫 다툼이 중요하다.

어떤 계기로 다투었느냐보다 어떻게 마무리를 지었는지가 중요하다. 무의식적으로 이 사람은 다투면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구나', '바로 풀어야 하는 사람이구나' 같은 판단을 하게 된다. 지난번 다툼이 흐지부지 흘러갔다면 먼저 손을 내밀었던 쪽에서 "항상 내가 왜 먼저 사과해야 돼?"라며 감정의 골이 깊어질 확률이 높다.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 주장에 동의하지만 고집은 변할 수 있지 않을까? 연애는 혼자가 아니라 둘 이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예로 들면 시간이 필요한 여자와 바로 풀기를 원하는 남자의 경우 서로를 배려하는 방안으로 시간을 정한 뒤 대화를 시도하는 방법을 사용해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본인이 바로 풀기를 원한다 해서 또는 시간이 필요하 다해서 그 방법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다. 장기적으로 오래 지속되긴 힘들 것이다. 주변에 오래 만나는 커플들을 보면 치열하게 싸우되 그들만의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다툼이라 해서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동안 서로 다른 생활환경,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의견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니. 애정을 가지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으로 바라보고 현명하게 해결해보자.



너랑은 말이 안 통하네. 

시간이 지나 대화를 해도 감정의 골은 여전히 줄어들 생각을 안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포옹을 추천한다. 상대의 체온이 속상했던 감정을 녹여주는 효과가 있다. 증빙을 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있지는 않지만 헤어질 마음이 아니라면 눈 녹듯이 사라질 것이다. 

그러니 말은 되도록 아끼자. 마주 보며 홧김에 뱉은 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이별로 이어질 수 있으니. 상대방과 헤어지고 싶지 않다면, 우리가 다툰다고 해서 득이 될 것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 이성친구와 연락을 했다는 문제로 다퉜다고 가정해보자. 충분히 다툴만한 이유가 된다. 그런데 왜 사랑하기도 바쁜 시간에 '우리'가 아닌 제삼자로 인해 다투는 것이 아깝지 않은지 생각해보길 권하고 싶다. 나는 파스타가 먹고 싶은데 상대는 국밥이 먹고 싶다는 것으로 인한 다툼이라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라 장기적으로도 둘 관계에 있어서 득이 된다. 반면 앞선 예시는 과연 누구를, 무엇을 위한 다툼일까.  



초점을 '다툼'의 빈도수에 맞추면 안 되는 이유.


치열하게 '우리'라는 범주안에서 알아가는 과정을 위해 다투고, 현명하게 섭섭함에 대해 논하고 원하는 방향을 언어소통을 통해 서로의 반쪽이 되는 연애를 이어가길 바란다.



아마도 사랑할 때 우리가 경험하는 감정은 우리가 정상임을 보여준다. 
사랑은 스스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 안톤 체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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