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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조 Apr 14. 2022

프롤로그

똠얌꿍을 좋아하시나요?



모든 것의 시작은 똠얌꿍이었습니다. 


나는 이 음식을 꽤나 좋아하는데 어떤 사람은 입에도 대지 않는 경험, 친구가 자신 있게 소개해 주었는데 나는 썩 맛이 있지는 않았던 경험, 유명한 맛집에 어떻게든 줄 서서 먹는 부류와 도저히 그렇게는 하지 않겠다는 부류, 먹기 위해 여행하는 사람들과 찍기 위해 여행하는 사람들 등..


우리는 매일 먹고 마시지만 어쩌면 모두 다른 방식으로 먹고 마신다는 생각을 똠얌꿍에서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한국은 세계의 음식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미식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고, 한식 또한 다양한 변형과 컬래버레이션으로 우리가 먹던 통닭이 화려한 치킨으로, 길거리에서 먹던 떡볶이가 로제 옷을 입고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마치 패션계가 돌고 도는 것처럼요. 


저는 모든 것에는 철학이 있다고 믿고, 그 철학을 얕게나마 탐구하는 것을 즐기는 편인데, 철학이라는 말이 참 거창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사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그 자체가 철학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당신은 어떤 음식으로 삶을 채웠나요? 당신의 그 선택은 당신의 어떠함을 나타내나요? 혹시 오늘 평소에는 안 먹던 음식이 먹고 싶었다면 일상이 조금 지루해진 것일지도, 김치찌개가 생각난다면 엄마가 보고 싶어진 건 아닐까요. 


매일 같은 음식을 먹어도 상관없는 사람은 누군가는 힘들어하는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하루를 잘 보내는 사람일지도, 새로 나온 음식은 꼭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은 삶의 새로운 도전을 사랑하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어요. 우리는 매일 좋으나 싫으나 먹어야만 하기 때문에 우리의 밥상에는 나의 취향, 삶의 조각, 추억이 스며들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먹는 것이 곧 우리의 삶이니까요.  


음식에 관한 저의 얕은 철학과 소소하지만 작지 않은 저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제안해 봅니다.



   "당신은 똠얌꿍을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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