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zzk Mar 30. 2024

23년 회고

24년에 기록해 두는 기록

1. 22년 11월쯤 회사의 사업 정리로 짧았던 신입 개발자로의 역할이 끝났다. 다시 백수가 되었고, 개발 채용 시장은 이전에 내가 도전했을 시기보다 더 어려워졌다. 개발을 더 공부해야 할지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2. 개발은 너무 어려운 공부였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언가 만들어 내는 중독적인 희열을 포기하지 못했다. 이왕 백수가 된 김에 가장 빠르게 시작하는 오프라인 부트캠프를 신청했다. 5개월 간 천안과 서울을 오가며 개발공부도 하고, 포트폴리오도 만들었다. 취업시장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바늘구멍 같이 변해버렸다. 


3. 종강을 얼마 안 남기고 부트캠프를 공부했던 회사에서 인턴을 뽑는다는 제안이 왔고, 일하면서 취업을 준비할 3개월의 시간을 벌게 되었다. 하지만 제안을 받았던 인턴의 직무는 디자이너였다. 개발자로 취업을 해야 하는데 디자이너 인턴이라니? 하지만 백수는 고민의 여지가 없었고,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프로젝트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까지 진행하는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 이 때는 이미 개발자든 디자이너든 기획자든 재밌는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 싶은 열망만 가득했다.


4. 결과적으로 3개월의 인턴을 마치고, 정직원 디자이너가 되었다. 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나만의 뾰족한 입지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고민했다. 회사에서 손대지 않고 있는 부분들을 둘러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봤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캐릭터도 만들어보고, 먼지 뽀얗게 쌓여있는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도 어떻게 살릴지 둘러봤다. 


5. 인턴 포함 디자이너로 근무한 지 6개월을 채웠을 쯔음, PO로부터 콘텐츠 마케터 직무를 제안받았고 마케팅 팀으로 이동했다. 다들 꼬여가는 커리어를 생각했지만, 원래도 재밌으면 앞만 보고 돌진하는 타입이라 크게 연연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지금 나에게 커리어? 같은 건 중요 요소는 아니었다. 그냥 이 일이 하고 싶고, 성과를 내보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6. 마케팅 팀으로 와서 디자인도 하고, 마케팅도 하고, 기획도 했다.(아! 행사도 진행했다) 마케팅의 경계가 원래 이렇게 모호한 건지, 스타트업이 원래 그런 건지, 아니면 그냥 우리 회사만 이런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살면서 해봤던 이런저런 일 중에 가장 재밌는 집합체를 만난 건 분명했다. 조금 더 천재였으면.. 하는 생각으로 나 자신을 괴롭힐 때도 있지만 치열하게 고민하고 시도하는 이 자체가 너무 즐겁다. 인생의 방향성이 크게 바뀌게 된 23년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22년 회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